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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또 교통사고… "살인적 스케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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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또 교통사고… "살인적 스케줄 탓"

입력
2014.09.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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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행사 마치고 새벽 상경하던 '레이디스 코드' 車 고속도서 충돌

멤버 고은비 숨지고 6명 부상 경찰 "빗길 과속운행 여부 조사"

"짧은 활동기간에 전국 행사 참여 일정 맞추려 무리하다 사고 빈번"

3일 오전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등이 타고 있던 승합차가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아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다. 이 사고로 그룹 멤버 고은비(얼굴사진)씨가 사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3일 오전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등이 타고 있던 승합차가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아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다. 이 사고로 그룹 멤버 고은비(얼굴사진)씨가 사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故 은비(본명 고은비)의 빈소가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3일 새벽 대구 스케줄 소화 후 자신들이 탄 차량이 서울로 이동하던 중, 새벽 1시 30분께 수원 지점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가 났다. 뉴시스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故 은비(본명 고은비)의 빈소가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3일 새벽 대구 스케줄 소화 후 자신들이 탄 차량이 서울로 이동하던 중, 새벽 1시 30분께 수원 지점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가 났다. 뉴시스

5인조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탄 차량이 고속도로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아 멤버 고은비(22)씨가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6명이 다쳤다. 잇따른 연예인들의 교통사고가 아이돌그룹의 살인적인 스케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용인서부경찰서는 3일 오전 1시 23분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인천 방향 43㎞ 지점)에서 레이디스 코드 일행이 탄 승합차가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고씨가 숨지고 이소정(21), 권리세(23)씨 등 2명은 중상, 나머지 멤버 2명과 스타일리스트 등 4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고씨의 시신은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 안치됐으며, 중상자 이씨도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머리에 중상을 입은 권씨는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11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멤버들은 전날(2일) 대구에서 열린 KBS 1TV ‘열린음악회’ 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경찰은 편도 5차로 중 3차로 직선 구간을 운행하던 사고 차량이 과속을 하다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비가 내려 타이어가 미끄러진 자국인 스키드 마크가 나타나지 않은 데다 해당 구간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또 당시 주변을 지나던 차량이 없어 블랙박스 확보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빗길 과속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조사될 경우 운전자를 형사 입건할 방침”이라며 “운전자와 동승자들 모두 다친 상태여서 탑승자들이 안전벨트를 맸는지 여부 등 신속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레이디스 코드는 지난해 데뷔해 올 8월 ‘KISS KISS’를 발표하고 활동 중이었다.

이런 연예인 교통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빡빡한 스케줄을 한정된 시간에 소화하다 보니 연예인이 탄 차량 운전을 맡은 매니저는 시간에 쫓겨 운전을 하게 된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이동하는 경우도 많아 졸음운전의 위험도 크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걸그룹 베스티가 서울 등촌동에서 이뤄진 SBS‘인기가요’ 사전녹화를 마친 후 다른 스케줄을 위해 이동을 하다 인근 사거리에서 차량 추돌사고를 당했다. 경미한 사고였지만 차량이 적지 않게 파손됐다.

걸그룹 달샤벳은 올해 5월 부산 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던 중 울산에서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멤버 수빈(20)씨는 발등뼈 골절상과 양쪽 다리, 허리에 타박상을 입고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2007년에는 그룹 슈퍼주니어가 스케줄을 마치고 한밤 중 귀가하다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멤버 규현은 갈비뼈가 골절돼 폐가 수축되는 등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2012년에는 그룹 시크릿이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으며 2004년에는 교통사고로 그룹 원티드의 멤버 서재호씨가 사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의 주 수입원이 음반판매보다 행사 출연이 됐고, 짧은 활동기간에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나가다 보니 과속을 하지 않으면 일정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을 잇따른 연예인 교통사고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연예 웹진 ‘아이즈’ 강명석 편집장은 “소속사가 과속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스케줄을 조정하고, 운전 전담 매니저를 두거나 교대로 운전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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