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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등 66곳 예비후보 비교...알려진 지지도와 크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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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등 66곳 예비후보 비교...알려진 지지도와 크게 달라

입력
2016.03.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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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부 관련 현역들 지역 다수 포함

진박에 유리하게 기록 조작 의혹도

선거구 재획정과 관련 없는 150곳

여의도연구원 등이 이미 조사 마쳐

공천 심사 자료 유출 가능성도 제기

선관위 “진위 파악 후 檢 수사 의뢰”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여의도 당사에서 예비후보 면접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여의도 당사에서 예비후보 면접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20대 총선 공천신청자 자격심사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 문건이 3일 유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A4용지 4장으로 된 문건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예비후보 지지도와는 판이한 결과가 적혀 있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에게는 유리하게 기록돼 있어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국내 10대 여론조사기관들은 지난달 말 선거구 재획정과 관련이 없는 지역구 150여곳의 사전 여론조사를 마쳤다. 당내에선 이번에 유출된 자료가 실제 공관위 심사에 사용된 여론조사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밤 긴급자료를 내고, 사실관계 여부를 파악해 위반혐의가 발견되면 검찰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유출이) 사실이라면 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당연히 조사할 수밖에 없다”며 사안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이날 본보가 확보한 문제의 문건 4장에는 중복된 2곳을 제외하면 모두 66개 선거구의 예비후보 간 지지도가 기록돼 있다. 최근 ‘공천 살생부’ 논란 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된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현역 물갈이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대구의 중남구(김희국 의원), 동구갑(류성걸)ㆍ을(유승민), 서구(김상훈), 북구갑(권은희)ㆍ을(서상기), 달서갑(홍지만)ㆍ을(윤재옥)ㆍ병(조원진), 달성군(이종진) 등 10곳의 여론조사 결과다. ‘진실한 사람들’로 통칭되는 진박(眞朴) 예비후보들의 여론조사의 경우 그간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각종 여론조사와는 상반된다. 대구에는 12곳 지역구 중 6곳에서 진박 예비후보가 나섰는데, 이 문건에선 달성군을 제외하면 진박 예비후보 5명이 결선투표에 가거나 현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앞서지만 결선투표(후보간 여론조사 격차가 10%포인트 이내)를 치러야 한다. 류성걸 의원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상훈 의원과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권은희 의원과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도 결선투표 행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대구지역 일반 여론조사에서 진박 후보들은 1위와 큰 차이로 2~4위를 기록해왔다.

이 같은 문서가 유포된 배경과 관련, 최근 김 대표와 정두언 의원의 비박계 살생부 발언 파문으로 불쾌감을 피력했던 친박계가 ‘여론조사 살생부’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해당 문건에는 살생부 논란 때 등장한 비박계의 진영 의원, 친 유승민계의 이종훈 의원의 지역은 물론이고, 친박계 중진 낙천 리스트에 포함됐던 이인제 최고위원, 정갑윤 국회부의장, 김태환ㆍ안홍준 의원 지역구의 여론조사 결과도 담겨 있다.

해당 의원들은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위를 파악하느라 하루 종일 분주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여론조사 시 후보 호명 순서를 로테이션 방식이 아닌 ‘가나다순’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오차가 현격하다”고 했다. 문건 내용이 평균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가 많이 난다는 주장이다.

일부 지역은 예비후보가 누락되고 오ㆍ탈자가 발견돼 신빙성 문제도 제기됐다. 울산 울주군의 강정호 김두겸 김문찬 이종직 예비후보 중 이종직 예비후보의 이름이 누락된 데다 ‘김두경’이라는 오자가 있었다. 울산 북구 역시 강석구 예비후보의 이름이 ‘강성규’로 적시됐고, 신방식(제주시갑)ㆍ김동수(서울 성북을)ㆍ구본철(인천 남동갑) 예비후보 이름도 잘못 쓰여 있다. 문건에는 여론조사기관과 조사기간, 신뢰수준과 표본오차, 응답률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공관위와 당 지도부는 서로 해명과 진상조사를 피하고 있다. 이한구 위원장은 “법에 의해 이야기할 수 없다. 사무총장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이런 조사를 했다고 생각되는 게 여의도연구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진하 사무총장은 “(문건을) 본 적이 없다”면서 당 차원의 대응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4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ㆍ13 총선에 추천할 사무처 몫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는 투표를 실시한다. 당의 상향식 공천 룰에 따른 것으로 투표로 후보를 정하기는 처음이다. 앞서 당 공천제도특별위원회는 지난 1월 사무처 당직자를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 내에 1명 이상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후보 공모나 등록 절차 없이 8년 이상 중앙당과 시도당에 근무한 당직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남녀 당직자를 각 1명씩 2명을 직접 투표용지에 기입하면 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종료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1∼4위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다시 자격 심사와 정견 발표 등을 거친 뒤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1명의 후보자를 선출하는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비밀투표)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진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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