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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해바다를 중국어선 불법천지로 만든 北 어업권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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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해바다를 중국어선 불법천지로 만든 北 어업권 장사

입력
2016.07.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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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중립수역인 한강하구 등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국가정보원이 1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중국에 어업 조업권을 팔아 3,000만 달러(340억원 가량)를 벌어들였다. 평년의 3배에 달하는 1,500척의 조업권을 어선 1척 당 2만 달러를 받고 중국에 넘겨줬다는 것이다. 어선 수가 3배나 늘었으니 불법조업도 그만큼 늘었을 게 분명하다. 북한이 예년보다 훨씬 많은 조업권을 중국에 판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외화벌이가 힘들어진 탓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지난달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우리 군경과 유엔사 민정경찰이 합동으로 불법조업 퇴거 단속에 나서자 중국어선들이 북측으로 도주한 것도 어업권 판매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북한 묵인 하에 중국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했음을 뒷받침 하는 정황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우리측의 중국어선 퇴거 작전에 대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군사적 도발책동”이라며 “제2의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보복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적반하장이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서해 접경 수역의 새로운 긴장 요인으로 등장했다는 것도 중대한 문제다.

북한이 서해NLL 부근의 꽃게잡이 어업권을 매년 중국에 팔아왔을 것이라는 추측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모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꽃게잡이 싹쓸이로 우리어민들이 당한 피해도 막대하다. 북한이 이 수역의 어업권을 중국에 넘긴 뒤 중국 어선 단속을 핑계로 NLL을 침범하고 무력화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북-중 간의 수상한 서해NLL수역 어업권 거래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5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 9차 한ㆍ중 어업문제 협력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포함한 중국어선 의 서해상 불법조업 문제에 대해 분명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우리 정부는 그 동안 중국 정부에 중국어선 불법 조업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해왔으나 별 진전이 없었다. 이번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이끌어내기 바란다. 나아가 서해 접경 수역에서의 남북 긴장과 갈등이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남북 간에도 서해바다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면적 제재 국면이어서 한계가 있지만 언제까지나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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