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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권리 찾기' 조합원 확대 나선 바음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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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권리 찾기' 조합원 확대 나선 바음협

입력
2015.01.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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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6일 음악가들 상대 설명회

음원 유통 새 플랫폼도 추진 중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해 7월 16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제공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해 7월 16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제공

바른음원협동조합(이하 바음협)이 새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1월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예홀과 26일 서교동 롤링홀에서 음악가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새 조합원 모집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조합원을 모집한 바음협에는 현재 1,437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바음협은 록그룹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과 ‘MC 신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힙합 음악가 출신 신건웅이 이사진을 맡은 음악가 중심의 조합이다.

바음협의 핵심 목표는 유통사 위주로 형성된 현행 음원 유통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다. 현행 징수규정에 따르면 음원 사용료의 40%를 서비스사업자가 가져가고 남은 60%를 저작권협회와 실연자연합회, 저작인접권자가 나눠 받는다. 음원 유통사는 저작인접권자에 포함돼 수수료 명목으로 전체의 8.8%를 얻는다. 한국의 경우 멜론, 지니, Mnet닷컴, 벅스뮤직 등 4대 서비스사업자가 곧 음원 유통사이기 때문에 음원 사용료의 절반 가까이를 이들 4개사가 가져가는 셈이다. 이들 4개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음반 기획에까지 손을 뻗치면서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 위주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음원 사이트들은 이동통신사와 연계한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무제한 묶음 상품을 판매해 음원 가격을 더 떨어트리고 있다. 2012년 다수의 기획사와 레이블이 연합해 펼친 ‘스톱 덤핑 뮤직’ 운동으로 권리자들이 음원 수익을 정액제 기준이 아닌 종량제 기준으로 정산받게 됐다. 그러나 절대적인 음원 가격이 낮기 때문에 수익성은 여전히 낮다. 신건웅 이사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도입되던 초창기에는 불법 음원 유통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정액제를 통한 무제한 음원 사용을 허가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이 많았다”며 “다들 무제한 서비스로 음악을 듣다 보니 음원의 생명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악가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분배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해외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의 실연자 권리 보호 단체 ‘아다미’는 지난해 11월 4일 ‘르몽드’에 “당신이 구매한 월정액 요금 9.99유로 중 아티스트에게는 0.46유로만 돌아간다”는 전면광고를 냈다. 국제음악창작자협의회(CIAM)는 지난해 10월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에 의존하는 정도를 고려하면 80% 이상의 수익이 창작자 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단체는 공통적으로 음악가가 음반사와 스트리밍 업체 사이의 계약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고 수익 분배 과정 전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다미는 스트리밍 업체가 음악가에게 수익을 직접 배분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바음협이 제기하는 문제 의식과 같은 것이다.

신건웅 이사는 “미국에서는 모든 음원 서비스의 메타 데이터(음악가, 노래 제목 등)를 통일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각 음원 서비스 회사가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관리하고 별도로 정산하기 때문에 음악가 입장에서는 자신의 음악이 어느 정도로 소비되는지 대략적으로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라며 “투명성 강화와 효율적인 음원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위해 이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바음협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고 음악의 가치를 살리는 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다. 물론 바음협과 비슷한 시도를 하는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대카드뮤직’은 유통대행사가 없는 인디 음악가들이 음원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음원 프리마켓’을 도입했고 모바일 음반을 표방한 어플리케이션 ‘바이닐’은 음악가에게 판매 내역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유통사 중심의 음원 유통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신건웅 이사는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우리 서비스만의 특수한 장점을 강조하려 한다”고 밝혔다.

바음협은 새로운 유통 플랫폼을 내놓는 것 이외에도 음악가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 이사는 “부산과 대구에서 열린 설명회 때 만난 지방 음악가들은 그 지역의 음악 무대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하더라”며 “음원 유통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것뿐 아니라 음악가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듣고 반영해 더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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