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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측 언론인 방북 무산···상거래도 이렇게는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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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측 언론인 방북 무산···상거래도 이렇게는 안 한다

입력
2018.05.22 19: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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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측 언론인을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끝내 저버렸다. 북한은 22일 오전에도 우리측 기자단 명단 접수를 거부한 채 베이징에서 미ㆍ영ㆍ중ㆍ러 4개국 기자들만 고려항공 전세기에 태워 원산에 입국시켰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태영호 전 공사 발언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북한이 핫라인 등 대화채널을 닫은 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는 것은 한반도 해빙기류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더구나 북한은 애초 핵사찰 전문가는 아예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런 식이라면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한다 해도 국제사회가 그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그야말로 제재 해제를 노린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의심만 더 키우게 될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돌변에 미국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회담 무산 등을 언급한 북한의 속셈과 중국의 대북 제재 이완 움직임에 강한 의문과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확인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핵없는 한반도 실현'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참모들에게 "(북미) 회담의 위험을 계속 안고가야 하느냐"고 다그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물론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3일 새벽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 중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북미 정상회담은 99.9%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을 배경으로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미국이 비핵화 문턱을 낮추고 체제안전 보장 및 경제보상 수준을 높이도록 우리측에 압박을 가하는 성격이라지만 이런 식의 말 뒤집기와 태도 돌변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북한이 매번 연례 훈련, 또는 민주주의 체제의 속성에 기인한 사안을 시비 걸며 대화중단을 위협하는 태도를 용인해선 안 된다. 북측의 섣부른 시비나 벼랑끝 전술이 야기할 남남갈등은 그들의 신뢰만 갉아먹을 뿐이다. 저잣거리 상거래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북측은 남측 언론인 초청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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