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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회담의 비핵화 대화 견인, 북한 태도변화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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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회담의 비핵화 대화 견인, 북한 태도변화만 남았다

입력
2018.01.07 19: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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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조성된 남북대화 무드에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당사국들이 일제히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는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주창해온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지지와 함께 남북대화 이후 비핵화 대화로의 추동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성과 여하에 따라 북핵 협상을 위한 북미 간 탐색적 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남북회담이 “큰 시작”이라며 “그들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의 통화 의향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대화가 북핵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절차이며, 남북대화를 북핵 정세 변화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얼마 전 김 위원장의 남북대화 제안에 “좋은 소식인지 아닌지 두고 볼 것”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인 것과는 달라진 기조다. 남북대화를 북한의 이간계로 경원시하기보다는 북한에 비핵화 협상을 강제하는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자세 변화로 읽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향에 대해 “변화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고, 중국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 대화 여건 마련에 기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 전제조건에 대해 “여러분도 알고 있듯 우리는 매우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해 비핵화를 위한 대화여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은 이번 대화가 비핵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걸 이해한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의 전격적인 대화 시동에 미국 등 주변국이 적극 호응하는 모양새지만, 남북대화의 성과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만 머문다면 비핵화 대화의 추동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북핵 대치 국면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북한은 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통보해왔다.우리측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통일부ㆍ문체부 차관 등 역대 최고위급 대표단을 구성한 데 대한 답신 성격이다. 과거 조평통이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있냐는데 대해 이견이 많았지만 2016년 조평통이 국가기구로 격상되면서 이런 논란도 사실상 해소된 상태다.

결국 핵심은 북한의 회담 태도다. 우리는 평창올림픽 문제를 우선 논의하면서 차후 남북간 군사ㆍ정치문제로 의제를 확대할 생각이나 북한은 평창에만 주력한다는 입장이라 한다. 이번 회담을 비핵화 회담으로 이어가려는 국제사회의 기대와 압박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비핵화 회담과 연결되지 않는 남북대화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북한도 잘 아는 바다. 쉬운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되 모든 걸 논의할 수 있다는 개방적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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