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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주춤한데 대외 악재까지… ‘퍼펙트 스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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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주춤한데 대외 악재까지… ‘퍼펙트 스톰’ 오나

입력
2017.10.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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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엔진은 꺼져가고

8월 산업생산 증가율 제자리

소비와 투자는 ‘마이너스’

올해 3% 성장률 목표 빨간불

외부 악재들은 현실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FTA 개정 등 통상 압력 거세

한중 통화스와프도 연장 힘들듯

우리나라 경제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ㆍ둘 이상의 태풍이 겹친 초대형 폭풍을 일컫는 말로, 복합적인 경제 위기를 의미) 앞에 직면했다. 안으로는 소비ㆍ생산ㆍ투자가 모두 주춤해진 가운데 연간 ‘3% 성장’ 목표에 빨간 불이 켜졌고 밖으로는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무산 ▦트럼프발(發) 통상 압력 등의 파고가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민간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지난 2분기(0.6%)와 마찬가지로 0%대 중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ㆍ금융경제연구부장은 “지난 6월부터 경제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모습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투자가 좋지 않아 3분기와 4분기 모두 각각 0.5%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각종 경제 지표는 이미 멈춰서거나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8월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전월 대비)은 0%를 기록했다. 반도체(12.4%)와 전자부품(5.5%) 부문의 선전을 감안하면 전체 산업생산은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이야기다. 소비 추이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도 7월 0.1%에서 8월 -1.0%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7월(-5.1%)에 이어 8월(-0.3%)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수출(551억3,000만달러)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10일 간의 ‘황금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축소로 10월엔 수출도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3.0% 성장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 경제는 2014년 3.3% 이후 2년 연속 2.8%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3%대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국내 경제 ‘엔진’이 꺼져가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각종 대외 악재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먼저 이달 중순 예정된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변수다. 미국 재무부는 상반기(4월15일)와 하반기(10월15일) 보고서를 통해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GDP 대비 외환시장 개입비중 2% 초과 등의 기준을 충족한 교역 상대국은 ‘심층분석 대상국’(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에는 앞의 두 가지 요건만 해당돼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일단 지표상으로는 이번에도 지정 가능성은 낮다. 셰일가스 등 미국산 제품의 수입 확대로 지난 1~8월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110억7,000만 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 그 동안의 강경 무역정책 기조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심중을 예단하기 힘들다.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경우 우리나라가 함께 분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60억 달러(3,600억 위안ㆍ62조원)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도 만기(10일) 연장도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미국(2010년2월 종료)과 일본(2015년2월 종료)에 이어 중국마저 위기 시 우리나라의 방파제 역할을 해 줄 통화스와프 ‘망’에서 빠져나갈 경우 국제 금융 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미국의 통상 압력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추진에 동의해야 했다. 앞으로 자동차, 철강, 가전 등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제품에 높은 관세가 붙여질 가능성이 크다. 성 교수는 “대외 불안 요소로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경기의 회복 흐름에 우리나라만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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