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TV 동물농장에서 다룬‘강아지 공장’의 참혹한 실태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현행법상 번식업자는 동물용 마취제 불법 유통에 대한 처벌만 받았다.
반려동물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앞선 미국에도 약 1만여 개의 강아지 공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번식업 규제나 처벌 수위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1. 수의사 외에 안락사나 제왕절개 수술할 경우 벌금 5,000 달러를 내야 한다.
국내에선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을 진료하는 행위인 자가진료를 허용해 번식업자가 직접 어미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 수술을 해도 처벌할 수 없다. 미국은 번식장 개들에 대해서도 수의사가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것을 의무로 하고 있으며, 특히 텍사스 주에서는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안락사나 분만수술을 할 경우 최대 벌금 5,000달러(약 590만원)까지 처할 수 있다.
2. 바닥이 철망으로 된 철창에 개를 사육할 수 없다.
국내 번식장 대부분이 배설물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바닥이 철망으로 된 케이지에서 개를 기른다. 비좁은 공간에서 더 많은 개를 기르기 위해 케이지를 쌓아 올려 사육하기도 한다.
미국도 연방 동물복지법으로는 이를 규제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별도로 번식업에 대한 자체법률을 정해 바닥이 철망으로 된 케이지에 개를 기르거나 케이지를 쌓아 올려 사육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5,000달러(약 59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3. 사육두수를 제한한다.
국내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번식장에서 키울 수 있는 개체 수에는 제한은 없다. 100마리 당 1명의 관리자를 둘 것만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TV동물농장에 나온 번식업자는 300마리가 넘는 개를 사육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 루이지애나 오리건, 버지니아, 워싱턴 주에서는 번식 목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개의 수를 50 마리 또는 75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4. 동물을 적절히 돌보지 않을 경우 몰수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참혹한 번식장이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미국은 번식을 목적으로 3마리 이상 개를 기를 경우 농림부에 자격을 허가 받아야 하는데, 해당 번식장은 허가를 받지 않고 개들을 몸을 돌리기도 힘든 여행용 이동장에 넣어 물과 음식도 없이 사육하고 있었다. 또 뒷마당에는 이미 죽은 여러 마리 개의 사체가 널려있었다. 이에 법원은 현장에 있던 리트리버 종 개 48마리를 모두 몰수해 동물보호단체에 인계했고 개들은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은 또 허가 받은 번식장이라도 관리가 부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임시적으로나 영구적으로 운영을 중단시키고, 몰수한 동물은 돌봄이 가능한 기관이나 동물보호단체에 인계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을 법적으로 소유물로 여겨 동물을 학대해도 주인으로부터 잠시 피난조치만 가능할 뿐 소유권을 제한할 수 없다. TV동물농장에서 동물자유연대가 번식업자로부터 4마리 개를 구출했지만 이 역시 주인이 소유권을 넘겨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국내에선 여전히 강아지 공장→경매장→펫샵을 통해 강아지를 분양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미국의 90개가 넘는 도시에서는 펫샵의 강아지 판매를 금지시켰다. 이는 강아지 공장으로부터 강아지를 공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대신 펫샵이 보호소나 동물보호단체와 연계해 동물의 새 가족을 찾아주는 것은 허용해 유기동물의 입양을 촉진시키고 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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