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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브렉시트, 글로벌 통화전쟁 서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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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브렉시트, 글로벌 통화전쟁 서막인가

입력
2016.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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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27일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91% 절하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평가절하로, 기준치로는 2010년 12월 이후 최저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결정으로 달러화 가치가 크게 오른 데 대한 조치로서, 글로벌 통화전쟁의 서막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지난 주말 엔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온 스위스 프랑화가 급등하자, 이례적으로 대규모 시장개입을 한 뒤 필요하면 추가조치도 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일본 정부도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을 넘나들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묵인을 얻지 못하더라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며 “마지막은 국익과 국익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통화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미국도 금리 인상을 내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커졌고, EU도 양적 완화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화전쟁의 전운이 감돈다.

통화전쟁은 각국이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 외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 자국 통화를 약세로 유지하려는 국익 충돌현상이다. 상대 국가를 궁핍하게 만든다고 해서 근린 궁핍화 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이라는 악명도 갖고 있다. 국제 사회가 겉으로는 공조를 외치지만, 각국은 국익을 위해 행동할 때가 많다. 특히 통화전쟁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고립주의가 발호하면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큰 피해를 본다.

물론 아직까지 브렉시트의 경제 후폭풍을 과장할 이유는 없다. ‘리먼 사태’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또 브렉시트가 현실화에 2~5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국제공조 여하에 따라 파장을 줄일 시간적 여유도 있다.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을 해칠 수준은 아니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도 그 때문이지만, 외환위기 경험을 가진 우리로서는 금융부문의 불안정성이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최대한의 경계와 적극적 관리 태세를 가져 마땅하다. 따라서 당장은 외환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 충격을 줄이는 등 불확실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국과 공조해 통화 스와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실물 부문의 기초체력 강화에도 애써야 한다. 차세대 신성장 동력의 꾸준한 발굴과 수출주력 품목의 다양화 등을 게을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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