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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도 41호는 노벨상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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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도 41호는 노벨상의 산실

입력
2015.10.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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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마현~기후현 90㎞ 구간서 벌써 5번째 노벨상 수상자 탄생

90km일대 역대수상자 자택 등 5차례 연고 있어‘노벨 도로’로 불려

일본 본토 동해 연안에 위치한 도야마(富山)현과 조용한 산기슭이 많아 ‘작은 교토(京都)’로 불리는 기후(岐阜)현. 이 두 지역을 횡단하는 ‘국도 41호’구간이 일본 노벨상 배출의 산실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도로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ㆍ56) 도쿄대 우주선(線)연구소장의 도야마(富山)시 자택 인근을 지나는데, 기후현 다카야마(高山)시까지 약 90㎞구간에서 벌써 5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도마야(富山)현은 이 점에 착안해 이 도로를 ‘노벨 가도(街道)’라고 부르며 지역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을 노벨상 연고지로 만든 시초는 1987년 의학ㆍ생리학상을 수상한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進)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다. 분자생물학자이며 면역학자인 도네가와는 항체생산 유전자의 면역 매커니즘을 밝힌 업적으로 노벨상과 일본정부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는 도야마현에 있는 옛 오사와노마치(현 도야마시)에서 초ㆍ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여기에다 2000년 최종 학력이 학사에 불과하며 평범한 민간기업 회사원이던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씨가 일약 노벨화학상을 받으면서 점차 ‘노벨상의 신데렐라’탄생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의 수상은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중소기업이 일본 과학기술연구를 뒷받침하는 힘이 됐다며 전세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나카씨는 초등학교부터 고교 때까지 다카야마(高山)시에서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를 보내며 ‘샐러리맨 노벨상 신화’의 기초를 쌓았다.

2000년대 들어 일본의 노벨상 수상배출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1949년 유카와 히데키(물리학)부터 1999년까지 50년간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는 5명에 불과했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매년 일본인 수상자가 부쩍 늘어난 것. 2002년 화학상을 수상한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 쓰쿠바대 교수 역시 다카야마(高山)시 출신으로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추억을 쌓았다.

특히 이 지역에 형성된 스승과 제자의 ‘대물림 연구’ 풍토가 노벨상 단골 배출의 또 다른 원인이 됐다. 2002년 물리학상을 받은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ㆍ89) 도쿄대 특별영예교수는 올해 수상자인 가지타 교수가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음을 입증한 관측장비 ‘슈퍼 가미오칸데’의 전신인 ‘가미오칸데’을 만들어 중성미자 검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주인공이다. 가지타 교수는 1997년부터 가미오카(神岡) 인근 옛 오사와노마치에 집을 지었고, 관련 연구시설들도 모두 국도 41호 주변에 있다.

매년 관광투어를 개최하는 도야마현 측은 “5번이나 연속된 노벨상과의 인연은 풍부한 자연환경이 학술활동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야마현 측은 웅장한 산세와 깊고 푸른 바다에 둘러 쌓여 천혜의 경치를 음미하는 것이야말로 노벨상을 배출하는 배경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도야마 남서부엔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가누마 합장양식 촌락도 동화 속 마을처럼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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