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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관급 잇단 낙마, 검증 시스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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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관급 잇단 낙마, 검증 시스템 강화해야

입력
2017.06.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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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임명 보름도 안 돼 중도 하차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차관급 고위공직자의 낙마는 안현호 일자리 수석비서관 내정자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청와대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김 전 차장이 “업무 과중으로 인한 급격한 건강 악화와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한 품행이 문제가 돼 경질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연세대 교수 시절 처신과 관련해 뒷말이 많았고 청와대도 사전 검증과 평판조사 과정에서 이를 인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본인이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데다 외교ㆍ안보 현안 대응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사실관계를 분명히 확인하지 않은 채 임명을 강행했다고 한다. 청와대 측은 “촉박한 검증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애로를 호소한다. 역대 정부는 2개월 동안 대통령직 인수위를 운영하며 검증에 철저를 기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바로 국정운영에 돌입한 만큼 이런 고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차관급 핵심 참모 두 명이 출발부터 낙마한 것은 이유야 어쨌든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경남 통영 출신인 김 전 차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라는 점에서 “인맥 때문에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보실 2차장은 외교ㆍ통일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으로 옛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해당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위장전입 등의 의혹으로 청문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준비가 순탄하게 이뤄질지 걱정이다.

후속 인선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청와대가 검증을 더 깐깐하게 진행하면서 일부 차관급 인선 발표가 닷새 만인 6일 이뤄졌지만, 초대 내각을 구성할 장관 18명 중 12명과 주요 권력기관장이 아직 임명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는 고위공직자 인선 실패가 국정운영에 얼마나 큰 부담을 주었는지 익히 봐왔다. 내각을 빨리 구성해 국정운영의 정상화를 기하는 것도 급하지만 개혁 정부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제대로 된 인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위공직자 인선기준을 명확히 하고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검증 실패를 다시 반복한다면 국정동력을 상실하면서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인사 검증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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