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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북한... 추가도발 명분 노려 전략적 침묵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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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북한... 추가도발 명분 노려 전략적 침묵인듯

입력
2016.0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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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수소탄 첫 시험 사실을 발표한 이후 북한은 연일 수소탄 시험 성공을 자축하는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하다. 사진은 8일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경축 평양시 군민연환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모습. 평양=연합뉴스
6일 수소탄 첫 시험 사실을 발표한 이후 북한은 연일 수소탄 시험 성공을 자축하는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하다. 사진은 8일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경축 평양시 군민연환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모습. 평양=연합뉴스

북한 4차 핵실험 이틀 뒤인 8일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나흘이 지난 10일에는 미국의 핵 전략자산인 B-52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조기 투입되는 등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북한은 추가적인 도발 엄포나 조치 없이 겉으론 잠잠한 모습이다. 안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당분간 북한이 ‘전략적 침묵’을 유지하다 국제사회 제재가 가시화하면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추가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행동이 앞섰던 8월과 달리 신중모드

지난해 8월 우리 군이 목함지뢰 도발의 대응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인민군 전선사령부 명의로 공개경고장을 보낸 뒤 10일 만에 비무장지대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당시 북한은 준 전시상태까지 선포하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즉각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중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북 확성기가 재개된 8일 당일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평양시 군중대회에서 심리전 방송을 언급하며 “나라의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한 게 전부다. 반응 시점은 지난 8월보다 신속했지만, 선전선동을 담당하는 김기남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북한 군의 입장을 대변했다기 보다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수사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B-52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에 투입된 10일에도 노동신문은 “평양 점령을 목표로 한 핵전쟁 연습에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하는 논평만 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예상과 다른 북한의 조용한 대응에 대해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8월 지뢰도발 당시와 달리 이번 4차 핵실험은 한반도를 벗어나 국제사회 제재 국면과 맞물려 있는 만큼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확성기 방송 재개는 북한도 충분히 예상했던 조치일 것”이라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가시화될 1월 중순이나 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며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탄 자위적 조치” 도발 명분 쌓기

대신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핵 개발의 정당성과 핵 실험의 명분을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우리의 국방부 격인 인민무력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소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이자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로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정정당당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4차 핵실험 이후 나흘 만에 처음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은 수소탄으로 진화된 핵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마이웨이 노선’을 재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을 사열하며 “대사변을 위한 만반의 전투준비태세 상태를 갖추라”고도 지시했다.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핵개발을 언급하지 않은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국제사회 제재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행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북한이 우리에게 8ㆍ25 합의 준수를 요구하고, 미국을 향해선 평화협정을 맺는 게 우선이라는 등 대화 공세를 펴는 것도 향후 추가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북한은 9일 방영된 조선중앙TV 기록영화에서 지난해 10월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모습을 삭제했다. 4차 핵실험을 비판하는 중국에 대한 불만 표시와 함께 국제사회 제재 대열에 합류하지 말 것을 압박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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