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70. 세 살 추정 혼종견 소리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에 나오는 개들 중에 제일 똑똑해요.”매주 토요일 서울 이태원에서 유기견들의 새 가족을 찾아주는 활동에 참가하는 봉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입니다.
소리(3세 추정·암컷)는 지난 해 6월 서울 용산구에서 유기견으로 발견된 이후 매주 토요일 자신을 입양해 줄 가족을 찾기 위해 이태원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4㎏의 작은 몸집에 오소리 닮은 귀여운 외모를 지녔지만 1년이 지났는데 임시 보호 한번 가지 못하고 동물 병원과 입양 카페를 전전하고 있어요.
소리는 1주일에 한번 이태원 행사장에 나오는 걸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캠페인에 나와서 단 한 순간도 봉사자들의 품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고요. 동물 병원에 지낼 때는 답답했는지 동물 병원으로 돌아갈 때는 끝까지 이동장 안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 입양 카페에서 개 친구들과 지내고 있는데요, 행사가 끝나면 이제는 체념하고 이동장안으로 들어간다고 해요.
소리는 특히 먹을 것 앞에서는 더욱 눈치가 빨라지는데요, 자가다도, 친구들과 놀다가도 어디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나면 제일 먼저 달려간다고 해요. 특히 먹을 것 앞에서의 ‘주세요’는 소리의 주 특기에요. 소리에게 “앉아, 기다려”등의 지시를 따르게 하는 것도 바로 간식의 힘이라고 합니다.
소리는 울타리나 이동장을 유독 싫어하는 대신 산책하는 것과 사람을 너무 좋아합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낯가림이 있어서, 현재 지내는 카페에서도 봉사자들이 오면 너무나 반갑게 맞이하지만 손님들의 경우에는 주는 간식만 먹고 도망간다고 해요.
1년간 매주 새 가족을 찾기 위해 나오지만 체념한 눈빛으로 돌아가는 소리를 보면 봉사자들의 마음이 더욱 짠해진다고 합니다. 늘 사랑을 갈구하는 소리에게, 1주일에 한번 이태원 행사장이 유일한 낙인 소리에게 사랑과 즐거움을 안겨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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