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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편지 1년 뒤 배달” 입장휴게소 ‘느린 우체통’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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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편지 1년 뒤 배달” 입장휴게소 ‘느린 우체통’ 인기

입력
2016.12.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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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에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에 여행객이 편지를 넣고 있다. 입장휴게소 제공
1년 후에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에 여행객이 편지를 넣고 있다. 입장휴게소 제공

“누군가에게 전하려 간직한 속내부터 여행길에서 문득 밀려드는 감상까지 온갖 글을 이듬해 배달해줍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등장한 ‘느린 우체통’이 편지를 통해 추억을 빚어내는 새로운 명물로 각광받고 있다.

19일 한국도로공사 경부고속도로 입장(서울 방향) 휴게소에 따르면 지난해 초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추억의 징검다리를 놓자며 테라스에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이 우체통에 누구든지 편지나 엽서를 넣으면 꼭 1년 뒤 수신인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빠른 길’이나 ‘스쳐가는 길’로만 인식된 고속도로에 기다림과 느림의 감성을 채색한 셈이다.

휴게소를 오가는 여행객들은 빨간색 우체통에 새겨진 ‘사랑하는 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전하세요. 편지는 1년 후에 배달됩니다’란 문구 앞에서 종종 펜을 꺼내들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개봉하는 우체통에는 월 평균 20여 통의 편지와 엽서가 쌓이고 있다. 우편물 발송은 약속대로 올해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느린 우체통을 거쳐 수신인에게 배달된 편지는 이미 200여 통을 헤아린다. 고속도로 여행객이 휴게소에서 작성한 편지들은 태반이 가족과 연인, 친구 등에게 전해졌다. 일부 여행객은 1년 뒤 자신을 수신인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성주현(여ㆍ42ㆍ대구)씨는 “휴게소에서 느린 우체통을 발견하고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며 “1년 뒤 아름다운 추억을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입장휴게소 이기원 소장은 “태반이 스마트폰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대가 아니냐”며 “색다른 추억을 빚어내는 느린 우체통이 소문나면서 갈수록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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