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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등록 : 2017.09.21 04:40
수정 : 2017.09.21 14:42

“최경환 측 채용 청탁 있었다” 반전의 자백

등록 : 2017.09.21 04:40
수정 : 2017.09.21 14:42

중소기업진흥공단 담당 임원

항소심 최후변론서 입장 뒤집고

“崔의원 측근 채용 거부했지만

모두 묵살당해” 외압 인정

崔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듯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최경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해외 국정감사를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 외압’ 혐의를 받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채용 특혜 과정에 개입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임원이 항소심 최후변론에서 최 의원 측 인사청탁 사실을 법정에서 처음으로 인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 심리로 20일 열린 권모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운영지원실장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권 전 실장 측은 “최 의원 측 인사 청탁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겠다”며 “이전에 다투던 주장을 모두 철회한다”고 밝혔다. 1심부터 줄곧 “최 의원 측으로부터 청탁을 받지도 않았고 이를 이사장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던 권 전 실장이 입장을 180도로 뒤집은 것이다. 권 전 실장 측은 “(인사에) 최 의원 측,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 상급자의 전면적 개입이 있었다”며 “이사장에게 채용하지 말 것을 건의했지만 모두 묵살 당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1심 구형 때와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권 전 실장은 최 의원 측 외압 정황이 뚜렷해지고 최 의원이 이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권 전 실장 측은 “인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정치권과 언론에 내부 고발한 측면도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최 의원의 외압 행사 의혹이 제기된 2013년 하반기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 과정을 보면 특혜는 집요하고도 치밀했다. 최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4년간 인턴을 한 황모씨는 최종 36명을 뽑는 신입사원 채용 1차 서류전형에서 2,000등 밖으로 밀려나고도 합격했다. 당초 서류전형 커트라인은 170등이었다. 공단 측은 점수 조작에도 합격권에 들지 못하자 아예 합격 인원을 임의로 늘렸다. 인ㆍ적성 검사에서도 탈락대상이 되자 등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최종면접에서 외부 심사위원 일부가 반발하면서 내부적으로 탈락이 결정됐지만 박 전 이사장이 국회에서 최 의원을 독대한 이후 황씨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 임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시절 실세 국회의원에 대한 칼끝은 무뎠다. 검찰은 박 전 이사장과 최 의원이 독대한 뒤 황씨가 합격한 사실을 알고서도 지난해 1월 “최 의원과 인사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박 전 이사장 진술에 따라 최 의원을 무혐의 처리했다가 ‘봐주기 수사’ 비판을 받은 뒤 뒤늦게 재수사에 나섰다. 공단 측에 황씨를 직접 청탁한 최 의원 측근 정모 보좌관은 “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 부탁을 받고 한 일”이라고 최 의원을 비호하고 나섰다.

그러나 박 전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2013년 8월 독대 때 최 의원이 ‘(내가) 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해’라고 말했다”며 “강압 지시 협박으로 느껴졌다”라고 폭로했다. 정 보좌관도 지난 6월 1심에서 위증 및 위증 교사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최 의원을 지난 3월 기소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직접 증거를 남기지 않는 뇌물이나 인사 청탁 사건에서는 핵심 관련자 증언의 신빙성과 정황 증거가 주요 판단 근거가 되는 만큼, 채용 전 과정을 챙긴 권 전 실장의 막판 자백은 법정에서도 “청탁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최 의원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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