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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지상군 파견 카드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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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지상군 파견 카드 꺼낼까

입력
2015.11.1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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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교관(오른쪽)이 이라크에서 이슬람 국가(IS) 반군과 맞서 싸울 이라크 병사들에게 지상전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미 국방부
미군 교관(오른쪽)이 이라크에서 이슬람 국가(IS) 반군과 맞서 싸울 이라크 병사들에게 지상전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미 국방부

프랑스 파리 동시 테러가 미국 워싱턴 정가도 강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 동안 파리테러를 주도한 이슬람국가(IS)의 글로벌 테러 능력을 낮게 평가해 왔다. 테러 발생 직전에는 서방 인질 참수로 악명 높은 ‘지하드 존’과 리비아 IS 지도자를 제거했다고 발표, 미국의 IS 봉쇄 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전보가 나오자마자 파리 테러가 터지면서, 14일 공화당 대선 주자는 물론이고 민주당 진영에서도 미국의 대외ㆍ안보정책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불가 방침을 바꿔 IS 격퇴를 위해 미 지상군을 파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보가 대선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민주ㆍ공화당의 경쟁 구도는 물론이고 각 당 예비후보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주목 받고 있다.

먼저 지상군 파병.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벤 카슨 후보 등은 이날 일제히 시리아와 이라크 등 IS 본거지에 대해 지상군 파병까지 포함한 공세 강화를 촉구했다. 루비오와 부시 후보는 “IS 격퇴 작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구체적 파병 규모는 적시할 수 없으나 지상 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한술 더 떠 “중동과 유럽에 최소 1만명의 지상군을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 테러대책을 책임졌던 매튜 올슨도 “이집트 시나이 반도 러시아 여객기 추락, 베이루트 테러에 이어 파리까지 공격 받으면서 미국이 대응 수위를 더 높일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파병까지 나아갈 것으로 보는 견해는 소수다. 워싱턴 소식통은 “파병의 실효성과 함께 미국 여론이 여전히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이라크에만 거점을 뒀다면 가능하겠지만, 일련의 국제 테러에서 보듯이 IS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만큼 지상군 파병으로 토벌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CBS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국제 분쟁에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반면 72%는 ‘IS에 대해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해 미국인들도 지상군 파병에 대해 모순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오바마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다. 무자비한 보복을 다짐한 프랑스가 앞장 서고 다른 NATO 동맹국이 참여하는 국제연합군의 창설을 간접 지원하거나, 참여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소수 병력을 지상군으로 파병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파리 테러로 초반이지만 민주당 최종 후보로 확실시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우세로 진행된 대선 구도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당파로만 따진다면, 안보 이슈의 부각은 전통적으로 ‘강한 미국’을 주장해온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 작전이 성공적이며 IS를 봉쇄하고 있다”는 선언 직후, ‘문명의 충돌’이라 불릴만한 대형 사건이 터진 만큼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유권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릴 리 없다는 것이다.

공화당 후보 가운데 누가 반사이익을 챙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외교ㆍ안보 관련 사건이 터지면 정치 신인보다는 상원의원이나 주지사 경력을 지낸 후보가 유리하다. 실제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은 자신들의 대 테러대책을 상세히 소개하며 국정경험이 전무한 트럼프와 카슨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반면 ‘당선되면 몹쓸 놈의 IS를 쓸어 버리겠다’거나 ‘시리아 난민을 추방해야 한다’등 불안한 보통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트럼프가 득을 볼 것이라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이기도 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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