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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까지 겨냥 모양새… 靑 '각본 없는 수사' 방점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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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까지 겨냥 모양새… 靑 '각본 없는 수사' 방점 찍기

입력
2014.12.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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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 모임에 측근 전모씨 포함… 모임 실세 상관없이 거명 자체 의미

朴, 여러 차례 인사개입 의혹 휘말려 따끔하게 경고하는 효과도 노려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약 16시간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11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약 16시간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11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 작성과 유출의 기획자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목하고 그의 주변을 압박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특히 조 전 비서관을 중심으로 문건 유출을 모의, 실행한 주체라고 의심받는 이른바 7인 모임에 박 회장의 측근인 전모씨가 포함돼 있다는 얘기를 최근 여권에서 흘린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청와대가 시중에 떠도는 '박 회장의 역할 설'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박지만 측근 전모씨의 역할론

박 회장과 조 전 비서관은 상당히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는 ‘문건 유출 사태의 골간은 박 회장을 배후로 둔 조 전 비서관 측과 대 정윤회씨와 손 잡은 문고리권력 3인방의 권력 투쟁’이라는 구도가 그려진 바탕이 됐다. 그러나 여권에는 "박 회장을 이번 사태에 끌어들이면 대통령 친동생의 국정 개입 의혹으로 번지게 되는 만큼 청와대나 검찰이 박 회장까지 건드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박 회장은 정씨나 조 전 비서관과 달리 그간 공식 입장을 한 번도 내놓지 않은 채 몸을 꽁꽁 숨겨 의혹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피했다.

전모씨의 이름이 나온 것은 청와대의 기류가 달라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씨는 EG 법무팀에서 일했고 박 회장의 추천으로 육영재단에서 기획법무팀장을 맡아 재단 분쟁 때 박 회장의 입장을 대변했다. 올 1월엔 박 회장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 법정대리인으로 출석하는 등 박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수족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비서관은 7인 모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나, 모임의 실체와 상관 없이 청와대 안팎에서 전씨가 거명됐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우선 박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문건 작성과 유출 과정에 연루됐다는 구도를 청와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정치권과 직접 인연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전씨가 박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7인 모임에 참석했거나 조 전 비서관 측과 교류했다면 박 회장이 권력 암투 설의 한 축이라는 소문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靑 박지만 겨냥, 왜?

정치권에는 "현정권 들어 손발이 꽁꽁 묶인 박 회장이 청와대에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문고리권력 3인방 등이 박 대통령 곁에서 자신을 집중 견제한다는 의심을 품었다" 등의 얘기가 돌았다. 이는 정씨와 3인방을 국정 농단 세력으로 묘사한 문건 작성과 유출에 박 회장이 역할을 했다는 미확인 시나리오로 만들어져 퍼졌다. 청와대는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을 성역으로 남겨 둔 채 검찰 수사를 마무리할 경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각본 수사 등의 비판만 거세질 것이라 판단한 듯 하다. 검찰 주변에서 다음 주 박 회장을 참고인으로 부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박 회장을 겨냥하는 모양새를 취해 여러 차례 인사 개입 의혹에 휘말린 그를 따끔하게 경고하는 효과도 함께 노렸다는 관측이 나왔다. 박 회장은 올 초까지 군 인사 등에 입김을 행사한다는 입길에 여러 번 올랐다.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은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박 회장 측근 군인들을 검증하다가 (괘씸죄를) 뒤집어 쓰고 솎아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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