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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인수… 재매각 나설 땐 유통업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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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인수… 재매각 나설 땐 유통업계 지각변동

입력
2015.09.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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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2000억 국내 M&A 사상 최대

16년 만에 국내투자자 품으로

마트·편의점 등 분할매각 가능성

노조 반대 의사… 오늘부터 부분파업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에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가 옛 LG카드를 6조6,765억원에 인수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MBK의 홈플러스 인수로 향후 유통업계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재매각 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MBK파트너스가 이날 홈플러스를 최종 인수하기로 영국 테스코와 계약했다. 인수는 MBK가 홈플러스 지분 100%를 5조8,000억원에 사들이고 차입금 1조4,000억원을 떠안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로써 1997년 삼성물산 대구 1호점으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16년 만에 다시 국내 투자자에게로 돌아왔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M&A는 향후 유통업계에 커다란 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홈플러스를 사들인 MBK가 유통업체가 아닌 사모펀드인 만큼 직접 운영보다 차익을 노린 재매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MBK는 과거 2조원 이상을 주고 사들인 케이블TV 업체인 씨앤엠을 매각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을 홈플러스 재매각을 통해 메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MBK는 씨앤엠을 2조5,000억원 이상 받고 팔고 싶어 하지만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2조원 이상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점포나 사업분야에 따라 홈플러스가 분할 매각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매출 8조5,682억원, 영업이익 2,409억원을 기록한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40개, 기업형슈퍼마켓(SSM) 375개, 편의점 327개 등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의 SSM과 편의점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대형마트는 농협과 현대백화점 이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MBK에서 각 사업유형별로 분리해 매각하고, 이를 해당 업체들이 인수한다면 국내 유통업계의 판도가 달라지게 된다. 특히 이번 홈플러스 매각 예비입찰에 나섰다가 탈락한 오리온과 면세점 진출 의지를 밝힌 두산에서 유통업 진출을 노리는 만큼 홈플러스 재매각에 뛰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MBK는 아직까지 재매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앞으로 2년간 홈플러스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서는 MBK가 투자를 통해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이고 나서 재매각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아직도 여진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고용 승계 불안 및 구조조정 우려 등으로 노조가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매각을 규탄하면서 특히 8일부터 전국 40여개 점포에서 1,500여명이 참여한 부분 파업 및 반대 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MBK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분할 매각 등 구조조정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라”며 “MBK파트너스가 노조와 대화에 나선다면 노사간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BK도 이를 의식해 당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는 이날 홈플러스 인수 직후 “홈플러스 직원들의 현재 고용과 단체교섭 동의를 존중하며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며 “MBK는 직원들과 노동조합, 협력사,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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