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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쓰나미’ 4년 후 닥친다… 냉가슴 보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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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쓰나미’ 4년 후 닥친다… 냉가슴 보험업계

입력
2016.1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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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평가기준 원가→시가 전환

고금리 확정형 판매 생보사 직격탄

생보사 부채 42조원 급증 전망도

보험사 자본확충 방안 마련 비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보험업계가 시행 시기를 미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 온 새 국제회계기준이 오는 2021년1월부터 국내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4년 남짓한 기간 동안 막대한 추가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보험사들과 금융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16일 한국회계기준원(KAI) 등에 따르면 전세계 보험업계에 적용될 새 회계기준(IFRS 2단계ㆍ일명 IFRS17)을 준비 중인 글로벌 민간회계사 단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영국 런던에서 14~16일(현지시간) 월례 회의를 갖고 IFRS17의 내용과 적용시기 등을 논의했다.

IASB는 이번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중 IFRS17의 새 회계기준서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 명확한 시행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통상 회계기준서가 확정되면 3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그 다음 회계연도부터 적용되므로 국내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2021년1월을 시행 시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서 국내 보험사들이 KAI를 통해 유예기간을 5년으로 연장해 2023년부터 시행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유예를 주장하는 국가가 우리 뿐이어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IFRS17의 골자는 보험사의 부채평가 기준을 그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보험사는 미래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일부를 적립금(부채의 일종)으로 쌓아두는데 IFRS17이 적용되면 회계작성 시점의 금리를 토대로 적립금을 계산해야 한다. 가령 9%대 수익을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을 팔았다면, 지금은 지급시점까지 9%대 수익을 거둘 걸로 가정하고 적립금을 쌓으면 되지만 앞으로는 현재의 2%대 저금리로 크게 줄어드는 운용수익을 감안해 훨씬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과거 7~9%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생명보험사들은 IFRS17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지금도 국내 생보사 적립금 중 확정형 상품 비중은 40%를 넘는다. 보험연구원은 IFRS17 도입에 따라 생보사들의 부채가 42조원 급증할 거란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보험사들엔 비상이 걸렸다. 2021년까지 필요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수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등 대형사는 이미 자체 컨설팅을 통해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중소형사들도 공동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한편으론 내년 회계기준서 확정 전까지 부채의 범위나 기준을 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ASB도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애초 부채로 분류하려던 ‘장래이익’(보험계약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을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사로부터 금리 수준에 따른 부채증가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출 받아 검토하는 한편, 시가평가 전환을 단계적으로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한편에선 보험사들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로 불리는 지급여력비율(RBC) 계산에서도 자본과 부채 모두 시가 평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가평가로 전환 시 생보사 평균 RBC 비율은 현재 286%에서 115%로 급락한다”며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맞추려면 14조원의 자본확충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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