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주먹 전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게나디 골로프킨(35ㆍ카자흐스탄)과 사울 알바레스(27ㆍ멕시코)의 경기에서 채점 논란을 일으킨 심판이 징계를 받았다.
여성 심판 아델라이드 버드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경기가 종료된 뒤 알바레스가 골로프킨에게 118-110으로 이겼다고 채점했다.
버드의 채점표는 전반적인 경기 양상과 동떨어진 것으로 현지 언론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다른 두 심판인 데이브 모레티가 골로프킨의 115-113 우세, 돈 트렐라가 114-114 무승부로 채점한 것과 차이도 컸다.
현지 언론들이 “골로프킨이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지적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버드의 채점을 비난하는 글이 폭주하자 결국 네바다주 체육위원회가 칼을 빼 들었다. 19일 미국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당분간 메이저 경기에서 버드에게 심판을 맡기지 않기로 했다.
밥 베넷 전무이사는 “버드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겠지만 지금은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버드의 활동 정지 기간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어떤 프로들도 마찬가지지만 나쁜 날이 있기 마련”이라며 “불운하게도 버드는 그날 좋지 않았다. 버드가 자신의 판단으로 채점했다는 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지만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났다”고 아쉬워했다.
버드는 지난 8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코너 맥그리거의 주심을 봤던 로버트 버드의 아내로, 복싱과 종합격투기 심판으로 활동해 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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