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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人4色 언니들의 입맛 돋는 일본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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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人4色 언니들의 입맛 돋는 일본 여행기

입력
2016.07.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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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많은 여행을 함께한 언니들의 여행기는 왁자지껄하기보다 잔잔하게 흘러간다. 사진은 도쿄 식당에서 언니들이 먹었던 초밥. 모요사 제공
3년 동안 많은 여행을 함께한 언니들의 여행기는 왁자지껄하기보다 잔잔하게 흘러간다. 사진은 도쿄 식당에서 언니들이 먹었던 초밥. 모요사 제공

언니들의 여행법

최예선 외 지음

모요사 발행ㆍ416쪽ㆍ1만8,000원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 어렵게 배운 일본어 몽땅 까먹겠네.”“그럼 도쿄 여행이라도 갈까?” “가자, 도쿄!”

건축과 그림에 대한 글을 쓰는 유짱(최예선), 친화력 좋은 도서관 사서 헬렌(심혜경), 술과 음식을 좋아하는 출판 편집자 손짱(손경여), 똑 부러진 성격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미키(김미경). 나이, 직업부터 성격과 취향까지 모두 다른 네 명의 ‘언니들’이 함께 일본어를 배우던 중 어쩌다 떠난 여행은 한 번이 두 번으로, 두 번이 세 번으로 이어지다 3년 동안 계속됐다. 그들의 이야기가 ‘언니들이 여행법’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언니들은 무작정 떠나지 않는다. 여행 전 여러 차례 모여 각자가 원하는 것을 공유하고 여행의 밑그림을 그린다. 그 후엔 함께 할 일과 각자 할 일을 체크한다. 원칙은 여행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 하는 것.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정을 여행지에서 만나도 기꺼이 행한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면 생각지 않았을 장소에 기꺼이 가주고 거들떠보지 않았을 음식을 기꺼이 먹어주는 식이다. 또 누군가 다른 스케줄을 원해 따로 떨어지길 원해도 기꺼이 보내준다. ‘따로 또 같이’ 여행법은 함께 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이다.

언니들은 비일상적인 도시를 일상처럼 즐긴다. 사진은 어느 토요일 오전 언니들이 오키나와 베이커리에서 맛본 브런치. 모요사 제공
언니들은 비일상적인 도시를 일상처럼 즐긴다. 사진은 어느 토요일 오전 언니들이 오키나와 베이커리에서 맛본 브런치. 모요사 제공

일상의 언저리에서 함께 머무르던 사람과 떠난다 할지라도 여행은 여행인 법. 낯선 땅의 새로운 것들은 그 자체만으로 버거워 지금껏 대부분의 여행기는 여행 전 설렘과 여행지에서의 떠들썩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다 여행 후의 아쉬움, 깨달음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3년 동안 도쿄, 가루이자와, 오키나와 이 세 도시를 수 차례나 여행했기에 언니들의 여행은 잔잔하게 흘러간다. 도쿄에서는 철길 아래 좁은 이자카야에서 한 잔 걸치고, 오키나와에서는 정원을 갖춘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즐긴다.

책에는 일본 와이너리 투어 등 다양한 정보가 수록돼 있다. 사진은 오랜 역사가 묻어나는 나가노현 기쿄가하라의 고이치 와이너리. 여기서는 메를로 품종의 와인을 시리즈별로 시음하는 것이 가능하다. 모요사 제공
책에는 일본 와이너리 투어 등 다양한 정보가 수록돼 있다. 사진은 오랜 역사가 묻어나는 나가노현 기쿄가하라의 고이치 와이너리. 여기서는 메를로 품종의 와인을 시리즈별로 시음하는 것이 가능하다. 모요사 제공
그들이 걸었던 오키나와의 돌다다미길은 일본의 아름다운 산책길 100선에 이름이 올라있다. 조금 가파른 경사가 특징이다. 모요사 제공
그들이 걸었던 오키나와의 돌다다미길은 일본의 아름다운 산책길 100선에 이름이 올라있다. 조금 가파른 경사가 특징이다. 모요사 제공

살짝 접어둘 만한 페이지도 많다. 언니들은 15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지녔지만 잘 알려지지는 않은 그러나 일본 음식과 곁들이기에 안성맞춤인 일본 와인을 소개하고, 프랑스나 호주와 다른 풍미를 찾아 와이너리 투어를 떠난다. 느리게 걸었던 오키나와의 돌다다미길은 ‘일본의 아름다운 산책길 100선’에 이름이 올라있으며, 찾아간 음식점들은 대부분 현지인의 맛집 리뷰를 참고하는 손짱이 엄선한 장소라 나름 보증된 곳이다. 도시 구석구석을 담아낸 사진에는 애정이 묻어나고 여행 장소나 동선은 일러스트로 표현돼 있어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그들은 말한다. “함께 여행하기 좋은 친구가 따로 있지 않다. 다만 함께 여행하기 위한 기대와 노력이 있을 뿐이다.” 언니들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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