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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 의원까지 복당 허용한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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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 의원까지 복당 허용한 새누리당

입력
2016.06.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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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4ㆍ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일곱 명의 복당을 허용키로 했다. 이미 복당을 신청한 유승민 윤상현 강길부 안상수 의원의 복당은 바로 승인됐고, 아직 복당 신청을 하지 않은 주호영 의원 등 3명도 곧 복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의석이 126석으로 늘어 원내 1당의 자리를 되찾게 됐다. 비대위는 당 쇄신과 혁신을 위한 출발점으로 탈당파 무소속 의원의 일괄 복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정당의 기본원칙이 무시되고, 새누리당의 절대명제인 혁신 취지마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물론 쫓겨나듯 당을 나간 유승민 의원의 복당은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그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한 당시 공천위원회의 낙천 결정이 잘못이라는 점을 새누리당이 인정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개혁적 보수주의자로 불리는 그의 복당이 당의 화합을 상징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정치적 성향이 당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구도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유 의원의 정치적 인격을 훼손하고 온갖 굴욕과 수모를 안긴 공천 배제 과정에 대해 한마디 유감 표명도 하지 않는 것은 속이 좁다는 비판을 비켜가기 어렵다.

반면 유 의원과는 탈당 성격이 다른 윤상현 의원의 복당 허용은 혁신이나 화합과는 거리가 멀다. 윤 의원은 살생부 파문 등 공천 잡음이 불거지자 “죽여버려”등의 막말로 물의를 빚어 쫓겨나듯 탈당했다. 국회의원의 품위는 물론 당의 기강을 심각하게 무너뜨린 경우다. 과거 새누리당이 당 기강 훼손과 윤리 문제로 당을 나간 인사를 받아준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 박 대통령이 아끼는 친박계 핵심인사라는 점 외에 그 어떤 합리적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친박계가 반발하는 유 의원의 복당 허용이 친박계 핵심인 윤 의원을 받아들이기 위한 물타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더욱이 윤 의원 복당으로 친박 패권주의가 심화해 비박계와의 갈등이 새로이 증폭되리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혁신이 실종된 혁신비대위의 활동에 대해 당 내외 비판이 무성한데 복당마저 친박계 눈치를 보는 인상이 짙다. 총선 패배를 딛고 일어설 당 혁신의 첩경은 계파 청산과 함께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선출 등에서 드러났듯, 친박계의 위세는 갈수록 노골적이다. 안 그래도 갈 길이 먼 새누리당의 앞길이 한결 더 어둑어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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