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16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보다 2순위 지명 선수가 더 화제가 됐다.
구리 KDB생명에 지명된 수원여고의 진안(19ㆍ184c㎝)은 대만 출신으로 귀화 선수가 WKBL에 드래프트를 신청하고, 지명을 받은 것은 진안이 처음이다. 2012년 귀화한 진안은 U-19(19세 이하) 대표팀 출신으로, 올해 16경기에 출전해 평균 득점 18.3, 리바운드 12.3개를 기록했다. 큰 키를 바탕으로 골밑 플레이에 능해 일찌감치 여자 농구계 ‘레이더’에 포착됐다. 진안은 “1라운드에서 지명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름이 들려 놀랐다”며 “프로에서도 내 스타일대로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1984년 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주역인 김화순(53) 동주여고 코치의 딸 신재영(23ㆍ훔볼트대)과 이호근(50) 전 용인 삼성생명 감독의 딸 이민지(20ㆍ대구시체육회)도 지명을 받았다. 이민지의 오빠 이동엽(21ㆍ고려대)도 전날 열린 KBL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돼 이 감독은 남매를 동시에 프로 선수로 배출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신재영과 이민지는 각각 전체 5순위와 8순위로 나란히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재영은 중 1때 미국으로 건너가 중ㆍ고교를 마치고 훔볼트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신재영은 이날 지명을 받은 후 “엄마의 명성에 먹칠하지 않고, 자랑스러운 딸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화순 코치는 “딸이 10년간 미국에 있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표정관리 하자고 했는데, 지명되는 순간 뭉클했다”고 기뻐했다.
이밖에 대구시체육회 소속의 박진희(26)는 2008년 프로 무대에 문을 두드렸다가 지명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에 전체 3순위로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편 윤예빈(18ㆍ온양여고)은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게 됐다. 180c㎝의 장신 가드인 윤예빈은 올해 5경기에서 평균 득점 22.2, 리바운드 16.4, 어시스트 2.8개를 기록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생각도 못했는데, 1순위가 돼서 기쁘다”며 “우리는 가드 보강이 절실했고, 윤예빈이 재활 중이지만 장래성을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U-19 대표팀에서 활약한 춘천여고 엄다영(18ㆍ178c㎝)을 전체 6순위로 선발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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