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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비례 도입 등 선거제 개혁 다시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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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비례 도입 등 선거제 개혁 다시 수면위로

입력
2015.08.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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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 비율 일괄 위임은 위헌 소지

특정 정당의 지역독점 없애야"

정의당·시민단체 등 거센 반발

정개특위 선거구 획정안 의결 불발

새정치도 동조 가능성… 25일 재논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0일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에게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0일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에게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려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외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민ㆍ사회단체와 정의당의 반발 때문이다. 이에 따라 권역별 비례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공직선거법심사소위원회를 열고 20대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 기준안을 의결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소위 위원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역구ㆍ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일괄 위임키로 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여야 간사 합의는 월권”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앞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지난 18일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ㆍ비례대표 의석 비율 결정은 선거구획정위에 넘기기로 잠정합의했다. 겉으로는 선거구획정위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역주의 패권에 기대 단 한석도 손해보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현실적으로 선거구획정위가 지역구 현역의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독자적으로 지역구 수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여야의 잠정합의는 비례대표 의석 축소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권역별 비례제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제도 개혁 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시민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ㆍ흥사단 등 전국 174개 시민ㆍ사회단체가 참여한 ‘2015 정치개혁시민연대 준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의 표가 고르게 반영되고 특정 정당의 지역독점을 없애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라며 선거제도 개혁을 거듭 촉구했다. 준비위는 특히 “두 거대 정당이 의원정수 유지에 합의한 것은 선거제도를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의원정수를 늘려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의원정수 유지를 통해 선거제도 개혁 요구를 비켜가겠다는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진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시민사회가 본격적으로 비례대표 확대를 요구하기 시작한 만큼 새정치연합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내에선 권역별 비례제 도입을 당론으로 정해놓고도 정개특위 차원에서 적극적인 논의 없이 의원정수 유지에 서둘러 합의한 데 대한 비판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권역별 비례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지금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개특위 소속 한 의원은 “지금까지는 권역별 비례제 도입 등에 관한 특위 차원의 논의가 거의 없었고 의원정수 문제도 선거법 개정 사항이어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역별 비례제 도입 여부에 따라 의원정수 문제는 얼마든지 재논의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획정위가 오는 10월 13일 국회에 제출할 선거구획정안에 지역구 의원 수가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 수의 연쇄조정이 불가피한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정개특위는 오는 25일 소위를 소집해 선거구획정기준 등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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