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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졸지 말고 깨어나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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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졸지 말고 깨어나 들어주세요”

입력
2015.09.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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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에 출석해 참고인 연설하고 있는 오쿠다 아키.
참의원에 출석해 참고인 연설하고 있는 오쿠다 아키.

“졸고 계시는 의원님들께서는 깨어나 이 말씀을 들어주세요.”

일본 자위대의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안보법안 국회통과를 앞두고 15일 참의원 법안심의 특위 공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한 대학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학생은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 4학년 오쿠다 아키였다.

오쿠다는 아베 일본 정권의 안보법안 통과 강행에 맞서 연일 벌어지는 일본 시민들의 항의집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실즈’(SEALDsㆍ Students Emergency Action for Liberal Democracys)의 주요 멤버다. ‘실즈’는 학생 등이 주축이지만 젊은 직장인, 주부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오쿠다는 이날 야당인 민주당의 요청으로 국회에 나서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지금까지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이건 누가 시켜서도 아니며 어떤 정당에 소속되었다던가 이른바 동원되었다든가 하는 그런 이유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정말이지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쿠다는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정치는 선거로 뽑힌 정치인들에게 맡기면 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저 자신 우리들 자신이야말로 이 나라의 당사자, 즉 주권자라는 사실, 우리들이 정치를 생각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모는 물론 곳곳에서 모여 행동하는 것 자체가 ‘부단한 노력’”이라며 “그런 노력이 쌓여 기본적 인권의 존중과 평화주의, 국민주권이라는 이 나라 헌법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가나자와(金澤)에 사는 한 주부가 페이스북에 옮긴 국회 답변의 문자기록을 순식간에 1만명이 공유하고 읽었습니다. 보통이라면 보지도 않을 기록을 모두 읽고자 한 것입니다.” 오쿠다는 그 이유를 모두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금년 여름까지 무력행사의 확대라든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용인을 도대체 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고 되물으며 “그것은 사람이 죽고 사는 것과 관련된 법안으로 지금까지 70년간 일본이 행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오쿠다는 이렇게 덧붙였다. “젊은이들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해야 희망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 (국회의원 여러분은)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들이 지금부터 살아가야 할 세계는 상대적 빈곤이 다섯 명 중 하나라는 ‘극한의 격차사회’입니다. 우리 부모 세대와 같은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의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더 이상 정치에 절망하게 하는 의회 운영을 그만 둬주세요.”

김범수기자 bskim@hankookilbo.com

● 오쿠다 아키의 연설 전문 (번역:서정민 메이지가쿠인대 교수)

“실즈(SEALDs)라는 학생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 죄송합니다만, 아까부터 졸고 있는 분이 무척 많은데, 괜찮으시면 깨어서 제 말씀을 좀 경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이틀 동안이나 긴장으로 인해 자지 못한 처지로, 이 말씀 드리고 돌아가면 바로 깊은 잠에 빠지고 싶은 심정이니, 부탁드립니다.

우선 ‘실즈’는 ‘Students Emergency Action for Liberal Democracys’, 즉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이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지지하는 특정 정당이 없습니다. 무당파의 모임으로 보수, 혁신, 개헌, 호헌 등등의 입장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수십 명이 입헌주의의 위기와 민주주의의 문제를 심각히 여기며 지난 5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데모와 학습회, 가두선전활동 등의 행동을 통해, 우리들이 생각하는 나라가 잦추어나가야 할 미래는 어떤 것이어야 할 것인가를 일본사회에 묻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오늘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세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지금 전국 각지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많은 이들이 이 안보법안에 대하여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하는 겁니다.

둘째는, 이 안보법안에 대해 현재 국회는 전혀 논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설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단적으로 이르면 이 상태로라면 우리들은 이 법안을 결단코 납득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셋째는, 정치가 여러분들에게 제가 드리는 부탁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선 첫째로 전하고 싶은 것은, 우리 국민이 느끼고 있는 안보법안에 대한 큰 위기감입니다. 이 법안에 대한 의문이나 반대의 의견은 현재 일본 전국으로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국회 앞에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단지 도쿄에, 물론 국회 앞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들이 독자적으로 인터넷이나 신문 등의 정보를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일본 전국 2,000곳이 넘는 지역에서 수 천회를 상회하는 항의집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인원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와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조사한 것이나, 매스미디어에 드러난 것 이외에도 수많은 집회가 이 마을 저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목소리는 내지 않더라도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그 수십 배에 이를 것입니다.

강조해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누가 시켜서도 아니며, 어떤 정당에 소속되었다던가, 이른바 동원되었던가 하는 그런 이유가 전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생각하며,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실즈 활동이 시작된 이래 비방 중상에 가까운 공격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깜짝 쇼”다, “젊은 치기”다 라는 등의 말도 들었습니다. 달리는 “특별할 것도 없는 것들이 무엇을 하겠다고 그렇게 나서느냐”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즉 “너희들은 전문가도 아닌 학생들이 아니냐, 혹은 주부들 아니냐, 너는 평범한 직장인 주제에, 임시직 노동자 주제에 무얼 안다고 목소리를 높이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 드린 것과 같이, 우리들은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으로 목소리를 낸 것입니다. 우리가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헌법과 민주주의, 그것들이 전혀 기능하지 못한다는 자각으로부터 일어난 것입니다.

“정치는 선거로 뽑힌 정치가들에게 맡기면 된다”. 이 나라는 어딘가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느낍니다. 거기에 대해 저 자신, 우리들 자신이야 말로 이 나라의 당사자, 즉 주권자라는 사실, 우리들이 정치를 생각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하기 위해, 지금까지 목소리를 높여 온 것입니다. 그리고 2015년 9월 현재 지금이야말로 데모라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데모는 물론 여기저기서 모여 행동하는 것 자체가 “부단한 노력”입니다. 그러한 노력이 쌓여 기본적 인권의 존중, 평화주의, 국민주권이라고 하는 이 나라 헌법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다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하고 어떻게든 바르게 판단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옳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보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포함하여, 전쟁을 좋아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으리라고 여깁니다. 저는 며칠 전 전쟁 당시 특공대의 통신병이던 분과 만났습니다. 70년 전 여름 전쟁이 끝나던 날 20세였던 그 분은 지금 90세입니다. 정확히 지금 실즈의 멤버들 나이에 전쟁을 경험하고, 그 이후의 험난한 인생을 사신 분입니다. 그와 같은 세대의 분들도, 이 안보법안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의원 여러분들도 어떻게든 그와 같은 우려와 불안을 확실히 받아들이기를 원합니다.

지금 이와 같은 불안이나 반대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즈음, 설명 부족의 외침이 만연되는 가운데 법안의 체결이 진행된다면, 그러한 우려를 경솔히 여기는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70년 동안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배반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현재 진행되는 반대 목소리의 파도는 세대를 넘어서는 일입니다. 70년간 이 나라의 평화주의의 걸음, 그에 앞서 큰 전쟁에 희생을 당한 분들의 생각을 이어 지키고 싶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우리를 단단히 단결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그들 중 오직 한 사람으로서, 여기에서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즉 국회 앞의 거대한 군중 중의 오직 한 사람으로 국회에 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 법안의 심의에 대해서입니다. 각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볼 때, 처음부터 과반수에 가까운 이들이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반대 여론이 확장되었습니다. “이해를 구하기 위해 확실하게 설명을 해 나가가리라”고 현 정부 책임자는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설명을 한 결과 내각지지율은 떨어지고, 반대여론은 높아졌으며, 이 법안에 대한 찬성 의견은 줄어들었습니다.

선거 당시 집단적자위권에 대해 이미 설명했다는 말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민당이 펴낸 중요정책 자료집에 ‘아베노믹스’에 대한 것은 전체 26페이지 중 8페이지 가깝게 설명했으면서, 그에 반해 안전보장관련법안에 대해서는 단지 몇 줄로 기록되어 있을 뿐입니다. 지난해 선거에서도 스가 관방장관은 “집단적자위권은 쟁점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선거 당시 국민투표도 없이, 해석에 의해 개헌을 하는 위헌으로서 법적 안전성도 없고, 그리고 국회의 답변도 명확히 해나가지 못하는 법안을 만든다는 것은 정녕 듣도 보도 못한 일입니다.

정부가 법적안정성을 설명하는 것을 도중에서부터 아예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고 저는 여깁니다. 헌법은 국민의 권리이며 그것을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여당 여러분들은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정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해하고 계십니까. 제대로 상정하고 있습니까. 며칠 전 말씀한 답변은 완전히 잘못된 설명인데도 그 다음 날 천연스럽게 그대로 답습하고, 야당의 질문에 대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몇 번을 거듭 속기록을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겠습니까.

실즈는 확실히 주목 받고 있지만, 현재의 안보법안에 대해 그 국민적 여론을 우리들이 창출해 낸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아쉽지만 과대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현재 여당의 여러분들입니다. 즉 안보법안에 대한 국회의 답변을 보고, 총리가 TV에 나와 말도 안 되는 예를 들어 하는 설명 등을 보고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고, 전국 각지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가나자와(金澤)에 사는 한 주부가 페이스북에 옮긴 국회 답변의 문자기록을 순간적으로 1만명의 사람들이 공유하고 읽었습니다. 단지 국회답변일 뿐입니다. 보통이라면 보지도 않을 기록을 모두 읽고자 한 것입니다.

왜냐고요? 모두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여름까지 무력행사의 확대라든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용인을 도대체 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그것은 사람이 죽고 사는 것과 관련된 법안으로 지금까지 70년 간 일본이 행하지 않았던 것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11개의 법안을 2개로 묶어 심의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 하나 심의하면 문제가 됩니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설명을 한 결과, 물론 국회심의를 이례적으로 9월 말까지 연장한 결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이미 이 논의의 결론은 난 것입니다. 이번 국회에서의 가결은 무리입니다. 법안을 폐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매주 국회 앞에서 나와 이 안보법안에 대한 항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그 중에서 제 할아버지ㆍ할머니 세대, 부모님 세대, 그리고 최근에는 제 동생뻘 되는 이들도 만납니다.

확실히 젊은이들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해야 희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는 그들이 지금부터 살아가야 할 세계는 상대적 빈곤이 5인 중 1인이라고 하는 ‘극한의 격차사회’입니다. 우리 부모세대와 같은 경제성장도 지금부터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정치의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어떻게든 이 이상은 정치에 대해 절망하게 하는 방식으로 의회를 운영하는 일은 제발 그만두어 주십시오.

무엇이든 모두 찬성으로부터 반대로 바꾸어 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들도 안전보장에 관한 논의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 이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적 받은 사안에 대해서도 성실한 답변을 못하는 태도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정치생명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여당과 야당의 여러분,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진정 “의를 보고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음이니라”입니다.

정치라는 것을 지나치게 정직하게 보는 것을 어리석은 것이라고 생각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국회의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고, 이번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단념하는 것이 정녕 어려우시겠습니까. 여론의 과반수가 넘는 의견은 명확히 이 법안에 대해 이번 국회 통과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한 번 더 깊이 성찰해 볼 요량은 없습니까.

저는 단지 한 사람의 학생으로, 정치가인 여러 선생님들과 비교한다면 이런 말씀을 드릴만한 훌륭한 사람이 못됩니다. 더구나 이 자리에서 연설하는 것도 어제부터 잠을 못 잘 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가 선생님들이 매회 이렇듯 압박감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기도 합니다.

한 표 한 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그것을 대표하여 이 국회라는 장에서 매회 답변을 하고 최종적으로는 투표로 법안을 심의합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일이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여러분들 밖에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제가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든 용기를 내어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거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참고인으로서 여기에 출석해도 좋은 자격이 될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꼭 참고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만일 이번 법안이 강행체결된다면, 전국 각지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집결할 것입니다. 연일 국회 앞은 사람들로 넘쳐날 것입니다. 다음 선거에도 물론 큰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 법안에 대한 야당 분들의 태도도 보고 있습니다. 진정 할 수 있는 일을 전력을 다 해 한 것입니까. 우리들은 결코 현재 정치가 여러분의 말과 행동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삼일연휴가 지나면 다 잊는다”며 국민을 바보로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거기에서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멈출 수 없습니다. 이미 우리들 일상의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공부하고, 움직이고, 먹고, 자고, 그리고 다시 거리에서 외칠 것입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을 우리들 일상 속에서 할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정치를 생각하는 것은 직업이 아닙니다.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개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그리고 당연한 노력입니다. 저는 험난한 지난 4개월 동안 그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희망입니다.

끝으로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실즈의 한 사람으로서가 아닌, 개인으로서,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부탁입니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정치가 선생님들도 개인이 되어 주십시오, 정치가이기 이전에, 파벌에 속하기 이전에, 그룹에 속하기 전에, 오직 한 사람의 개인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스스로가 믿는 바른 방향을 향해, 용기를 내어 고독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으로서 생각할 능력이 있습니다. 권리가 있습니다. 정치가가 된 동기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아무튼 정치가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생각하여, 이 나라 국민의 의견에 귀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용기를 내어, 모험일지 모르지만,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존엄한 선택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의 헌법을 보존하고, 무엇보다 일본에 사는 민중, 한 사람 한 사람, 저는 그들을 지지합니다. 어려운 시대야말로 거기에 희망이 있음을 믿고, 자유와 민주의 사회를 꿈꿉니다. 이 안전보장법안을 저는 반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9월 15일 오쿠다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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