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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수익 줄어들면…” 카드사들 생존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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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수익 줄어들면…” 카드사들 생존전략 고심

입력
2015.1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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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카드 출시 전면 재검토.. 부가서비스 축소 고민

대형가맹점까지 수수료 인하 요구, 일부 카드사 매각설까지

핀테크 등 환경 변화로 업계 위기 점점 고조될 듯

지난 2일 발표된 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 이후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예상되는 6,700억원 가량의 수익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부가서비스 축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자칫 고객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데다, 일부 카드사의 매각설까지 나돌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신제품 출시를 최대한 미루고 아예 출시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의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당국이 영세ㆍ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기존보다 0.7%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긴급 조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설계한 카드를 그대로 출시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라며 “줄어드는 수익을 고려해 카드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때문에 감독당국에 접수되는 신제품 사전 약관 심사 건수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한다.

카드사들이 상품 재검토에서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부가서비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카드사가 부가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은 2013년을 기준으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다. 판매관리비 등의 기타비용은 줄이면서도 부가서비스 비용은 꾸준히 늘려온 것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를 늘릴 수만은 없다는 게 카드사의 입장이다.

그렇다고 부가서비스를 단기간에 대폭 줄이기도 어렵다. 고객 이탈이 가속화하는 경우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다른 수익원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앞으로 가맹점 업종별, 고객별 선택과 집중이 보다 정교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부가서비스의 허들을 높여 제한적으로만 혜택을 주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부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사들이 더욱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의 경우 현재 1.5%인 가맹점 수수료를 1% 수준으로 낮춰줄 것을 주장하고 있고, 한국외식업중앙회의 경우 현재 2.5%인 수수료 상한선을 2% 안팎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하락한 만큼 대형가맹점 수수료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형가맹점들은 연 매출보다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수수료 체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한 대형가맹점 관계자는 “대표적 대형가맹점 중 하나인 주유소의 경우, 기름값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크지 않음에도 다른 대형가맹점들과 같은 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형가맹점은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수료를 조금만 낮춰도 타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실제 카드사의 가맹점 수익 중 절반 가량은 대형가맹점에서 나온다.

카드사가 여러모로 수세에 몰리는 사이 일부 카드사는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매각되면서 삼성카드 또한 매각되는 것이 아니냐며 구체적인 매입사까지 나돌았으나 17일 삼성카드가 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임을 밝히면서 일단 수그러든 상태다.

하지만 업계의 위기감은 점점 더 고조되는 모습이다. 핀테크 등 급격한 환경 변화가 카드업계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임원은 “핀테크 등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면 신용카드의 고유 영역이 침범될 것”이라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몸부림은 다양한 업계 재편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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