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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운영 걸림돌 된 추미애 대표의 정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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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운영 걸림돌 된 추미애 대표의 정치력

입력
2017.07.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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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6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반발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추 대표의 사퇴나 민주당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 없이는 국회 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장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추경안 국회예결위 상정이 무산됐고, 향후 인사청문회와 추경처리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가뜩이나 뒤뚱거리던 국회 상황이 한층 불투명해진 것이다.

추 대표가 이날 한 방송에서 한 발언이 문제였다. 앞서 국민의당의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 진상조사위가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해 “선대위원장이던 박지원 전 대표와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한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난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막말은 국민의당의 등에 비수를 꽂는 야비한 행태”라며 추 대표의 민주당 대표직 사퇴와 정계 은퇴까지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선거 사상 전례 없는 제보 조작 사건으로 존폐가 문제 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자체 진상조사에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제보 조작 사건의 책임을 일개 당원에 국한시킨 것은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딱히 당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개입됐다는 정황이나 증거도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결국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말 장난에 가까운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

어쨌든 국민의당은 의석 40석을 가진 원내 제3당이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이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협조가 긴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국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책임이 큰 집권당의 대표가 앞장서서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추 대표는 제보 조작 사건 초기부터 공세 수위를 높여 국민의당으로부터 ‘국민의당 죽이기’ ‘정계 개편 노림수’라는 격렬한 반발을 샀다. 한때 한솥밥을 먹은 사이여서 추 대표에 대한 국민의당의 배신감은 한층 더 할 만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종종 논란이 된 추 대표의 튀는 언행은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스럽게 여길 정도라고 한다. 집권여당 대표는 국면을 넓게 읽고 정국을 이끌어 갈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정치구도상 그런 역량은 더욱 절실하다. 집권당 대표가 함량미달이니,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훼방꾼이니 하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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