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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콜버스 첫날 "늦은 밤 귀가걱정 덜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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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콜버스 첫날 "늦은 밤 귀가걱정 덜었어요"

입력
2016.07.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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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앱에 목적지 입력하면

경로 비슷한 승객들 태워 운행

강남서 인근 6개 자치구 이동

택시업계 “공치는 날 많은데”

30일 강남역 인근에 심야 콜버스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 있다.
30일 강남역 인근에 심야 콜버스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0시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스마트폰 콜버스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목적지 ‘용산경찰서’를 입력했다. 화면에는 인근 탑승 정류장 이름과 ‘승차 5분 전, 목적지까지 예상시간 20분’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정류장 앞에는 ‘콜버스 타는 곳’이라는 풍선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4분 뒤 검은색 13인승 승합차량이 도착했고 목적지까지 정확히 20분이 걸렸다. 요금은 7,300원. 평소 같은 장소에서 택시를 탄 것보다 5분이 더 걸렸지만 야간할증이 붙을 경우 1만원이 넘는 요금이 나오는 것과 비교 할 때 비용은 70% 수준이었다.

‘불금(불타는 금요일)’마다 택시잡기 전쟁이 벌어지는 서울 강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론이 빗발치면서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심야 콜버스’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콜버스는 벤처기업 콜버스랩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스마트폰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근처에 있는 13인승 승합차가 비슷한 경로의 승객을 싣고 목적지 인근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준다. 2개월의 시범운행 기간 동안 오후 11시부터 오전 4시까지 택시 승차거부가 잦은 서울 강남구를 기점으로 광진구와 용산구 등 인근 6개 자치구까지 운행한다. 가격은 3㎞까지 기본요금 3,000원에 이후 ㎞ 당 600~800원의 추가요금이 더해지는 방식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콜버스에 시민들은 환영 일색이다. 이날 콜버스 안에서 만난 김모(38ㆍ여)씨는 “조금 돌아가기는 해도 안 잡히는 택시를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 100배 낫다. 늦은 밤 귀가 걱정이 사라졌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용산으로 가는 콜버스 안에는 3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반면 택시업계는 “당국이 택시기사들을 고사시키려 한다”며 콜버스 도입에 여전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 한모(59)씨는 “피크타임인 오후 11시~오전 1시에 장거리 손님을 태우지 못하면 당일 사납금을 십중팔구 채우지 못한다”며 “안 그래도 심야버스 때문에 손님이 줄어 공 치는 날이 허다한데 콜버스까지 들어오면 얼마나 더 타격을 받을지 벌써부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시행 첫날 강남역 주변에서 콜버스 홍보 전단을 나눠주는 광고대행업체 직원과 이를 제지하는 택시기사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종종 목격됐다. 콜버스랩이 지난해 12월 강남ㆍ서초구에서 25인승 전세버스를 이용해 무료 시범운행을 시작할 때부터 택시업계는 불법 논란을 제기했다. 국토교통부는 고심 끝에 콜버스를 신 사업 영역으로 인정하고, ‘노선버스와 택시사업자에게만 면허를 제공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차량 규모 역시 13인승 승합차로 제한했다.

서울시는 시범 운영을 하면서 차량부족 문제 해결 등 보완 작업을 한 뒤 심야 콜버스 사업을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야시간대 교통 불편을 해소하려면 콜버스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미 택시업계와 운행시간 제한 등에 관해 의견조율을 끝낸 만큼 일부 반발은 설득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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