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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판매증가율 최저… 애플 ‘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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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판매증가율 최저… 애플 ‘쓴 맛’

입력
2016.01.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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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까지

세계 시가총액 1위 구글에 뺏길 판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고속성장에 종지부를 찍었다. 2007년 스마트폰 원조 격인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뒤 매 분기 성장 신화를 썼던 애플이 부진한 아이폰 판매에 발목을 잡혔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759억달러(91조1,000억원), 순이익 184억달러(22조1,000억원)를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애플의 역대 분기 실적 가운데 최고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 1.7%, 영업이익 2.2%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매출 증가율은 아이폰5s가 출시되기 직전인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3분기에 매출(515억달러)과 순이익(111억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31% 증가한 점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많이 꺾였다. 전세계 IT업계에서는 애플의 실적이 정점을 찍고 이제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같은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아이폰의 부진이다. 애플은 4분기 당초 목표했던 7,500만대에 약간 못 미치는 약 7,48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전년 동기(7,450만대) 대비 불과 0.4% 증가한 것으로 애플이 2007년 처음 아이폰을 내놓은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다.

특히 4분기는 애플이 매년 9월 발표하는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6s 시리즈가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의 판매가 정체된 데는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가 결정적이었다. 중국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25%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 단일 시장이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4분기 중국, 홍콩, 대만을 아우르는 중화권에서 애플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년 전 증가율 70%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급격히 떨어졌다. 중국도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성장이 사실상 멈췄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등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14년 애플의 기록적인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중국인의 아이폰 사랑이 식으면서 애플의 전체 실적이 직격타를 맞은 셈이다.

그럼에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시장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인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러시아, 브라질 공략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아이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문제다. 아이폰이 애플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어나 지난 4분기 66%나 됐다. 애플은 이 같은 아이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애플워치, 애플뮤직, 애플TV 등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내놓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가 오히려 더 올라갔다. 애플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는 전기자동차 개발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플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애플은 1분기 매출을 500억~530억달러(60조~64조원)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보다 8.6~13.8% 감소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도 바뀌게 될 전망이다. 애플은 2013년 미국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에서 빼앗은 이래 지금까지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구글에 내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월 133달러까지 치솟았던 애플 주가는 14개월 만인 지난 7일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이후 줄곧 100달러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해 주가 급등에 힘입어 시가총액 5,395억달러로 2위에 올라선 이후 계속해서 주가를 높이며 애플을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파벳이 자기자본과 부채를 반영한 실제 기업가치에서는 이미 애플을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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