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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릭샤꾼의 습관, 어쩌면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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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릭샤꾼의 습관, 어쩌면 고집

입력
2015.03.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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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릭샤를 침대 삼아 인도의 한 남자가 낮잠을 즐기고 있다. 2월 28일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 승객이 앉는 자리를 뒤로 젖혀 등받이를 베개 삼고 안장 위에는 무릎을, 핸들에는 발을 얹은 남자의 자세가 절묘하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편한 표정.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많이 누워 본 솜씨다. 손 닿는 자리에 물과 먹다 남긴 빵이 놓여 있다.

릭샤의 공간이 아무리 친숙해도 땅 바닥에 몸을 누이는 것이 아무래도 더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굳이 릭샤 위에 누운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다. 옷을 더럽히기 싫어서이기도 할 테고, 자신의 어쩌면 유일한 자본재를 지키려는 의미도 있을 테고, 일부러 불편을 선택함으로써 나태를 경계하려는 의도도 있을지 모른다. 또 어떤 정신적 의미, 아무리 가난해도 속옷은 빨아 입는다는 이들처럼, 아무리 불편해도 죽기 전에는 땅에 등을 대지는 않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의 하루 벌이는 100~150루피(1,000~2,000원). 현지인이 식당에서 사먹는 세 끼 밥값에도 못 미치는 돈이라고 한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하이데라바드=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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