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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려면 끝까지 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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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려면 끝까지 싸워야지…"

입력
2014.12.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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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 경위 발인식… 유족들 오열, 동료 경찰들 내내 무거운 침묵만

청와대 내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 경위의 발인식이 16일 오전 서울 고덕동 명일동성당에서 치러졌다. 뉴시스
청와대 내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 경위의 발인식이 16일 오전 서울 고덕동 명일동성당에서 치러졌다. 뉴시스

청와대 내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고 최모(45) 경위의 발인식이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치러졌다.

발인식에는 유가족과 지인, 천주교 신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최 경위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동료 경찰들도 발인을 함께 했다. 김 전 청장은 전날에도 오후 8시쯤 장례식장에 들러 4시간 가량 빈소를 지켰다. 그는 “심기가 안 좋겠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최 경위와 함께 근무했다는 한 경찰은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성당에는 발인 내내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강귀석 신부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미사를 집전했다. 그는 “누가 가브리엘(최 경위 천주교 세례명)에게 더 달려야 한다고 할 수 있겠나”며 “공직생활 15년 넘게 깨끗하고 의로운 삶을 산 분께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 경위의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은 아버지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미사 진행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장례미사는 한 사람씩 최 경위의 영정사진 앞에 서서 기도를 드리는 예배의식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화장은 오전 11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진행됐다. 숨 죽여 흐느끼던 최 경위의 노모와 누나 등 유가족은 최 경위의 관이 화장터로 들어가려고 하자 “싸우려면 끝까지 싸워야지 왜 그랬어” “너 하나 죽는다고 이 사회가 깨끗해질 것 같아?”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동료 경찰들은 화장이 진행되는 내내 대기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취재기자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절두산 순교성지 부활의 집 납골당에서 봉안예배를 마치고 나온 최 경위의 친형 최요한(56)씨는 “너무 억울하다. 왜곡된 세상이 더 나가면 안 된다. 지금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 동료 경찰은 “마음이 좋지 않다. 사무실에서 그의 빈자리를 보면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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