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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 “서울은 상상력 자극 문학적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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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 “서울은 상상력 자극 문학적 도시"

입력
2017.05.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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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을 집필 중인 르 클레지오는 “소설의 제목은 서울에 관한 격언 중 ‘결국 서울 하늘 아래 만난다’는 말에서 차용했다”고 말했다. 뉴스1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을 집필 중인 르 클레지오는 “소설의 제목은 서울에 관한 격언 중 ‘결국 서울 하늘 아래 만난다’는 말에서 차용했다”고 말했다. 뉴스1

“서울에 자주 오면서 겪은 다양한 체험을 작품으로 쓰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한국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적 정체성, 독특함이 있으니까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서울을 무대로 한 장편소설 ‘하늘 아래 빛나(Bitna under the Sky)’를 집필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소개했다. 신촌, 여의도, 잠실 등 서울 곳곳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옴니버스처럼 엮은 신작 소설은 올 하반기 한국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클레지오는 23일 서울 종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에 퇴고가 끝나면 여름 끝 무렵 프랑스와 미국에서 동시 출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레지오는 지난 2001년 첫 방문이래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대표적인 지한파 작가다. 2007년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내한해 서울에서 집필활동과 강연에 몰두했고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파리가 이전 시대 유산을 지키는 오래된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다면 서울은 계속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구축되는 도시”라며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적 특성을 가진 도시”라고 말했다.

신작은 남쪽에서 온 어린 소녀 빛나가 가족과 서울에 와서 살게 되면서 겪는 일을 뼈대로 한다. 빛나가 병을 앓고 있어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또 다른 소녀에게 “서울에서 본 것을 상상력을 가미해서 창조적으로 묘사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비둘기를 날리며 북한의 소식을 전해주길 원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 아파트를 돌며 집집마다 서로 교환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고양이 등 “여러 화자의 목소리를 빌려”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의 소설이다.

지한파 작가답게 최근 한국 대선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했다. 그는 “한국은 국민이 의지를 모아 새 시대를 개척하려는 의지를 표시한 거라면 유럽의 그것(프랑스 대선)은 포퓰리즘의 결과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은 많은 시민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지만, 한국은 아주 젊은 정신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촛불시위, 평화적 정권 교체가 가능했다고 본다”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25일 포럼에서 ‘시장 속의 문학’을 주제로 기조 강연하는 클레지오는 “한국문학이 위협받는다면 일본문학 미국문학이 아니라, 한국문학 내부의 민족주의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며 투쟁의 수단으로 문학을 사용할 때, 그건 문학이 아니다”고도 했다. “문학은 타자의 다양한 생각을 수용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애란, 한강 의 소설 등 젊은 한국문학은 한국인의 정체성에 몰두하기 보다 보편적 요소로 문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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