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세계 첫 피부세포→혈관세포 제조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도움 기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정규 교수

국내 연구진이 피부세포로 혈관내피세포를 직접 만드는데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보건복지부는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사업단 소속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ㆍ한정규 교수 연구진이 줄기세포 상태를 거치지 않고 피부세포에서 곧바로 혈관내피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체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 형태로 되돌린 다음 다시 혈관내피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가 진행됐으나 이 경우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배양 조건이 어려워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진은 생쥐의 피부에서 섬유모세포를 분리해 혈관내피세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11개 유전자 중 5개를 과발현시켜 피부세포를 혈관내피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유도혈관내피세포를 다리 혈관을 제거한 실험용 생쥐에 주입한 결과 섬유모세포를 주사한 대조군보다 새로운 혈관 형성과 혈류회복 정도가 2배 가까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효수 교수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피부세포로 다량의 혈관세포를 바로 만들 수 있어 혈관재생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5일 심혈관 생물학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써큘레이션’에 게재됐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