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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 총성 비명의 도가니… 종교 국적 묻고 15초마다 사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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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 총성 비명의 도가니… 종교 국적 묻고 15초마다 사살극

입력
2015.11.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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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조끼 총기 무장 3명 난사

록밴드 공연장서만 89명 희생

獨-佛 축구 경기장서도 자폭 테러

카페 일식당 무차별 표적 사살

파리 알리베르가 레스토랑 유리창의 총알 구멍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꽂혀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파리 알리베르가 레스토랑 유리창의 총알 구멍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꽂혀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13일 밤 9시. 파리 외곽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장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비롯한 8만 여명의 관중이 군집한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축구팀 친선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진다. 같은 시간, 파리 시내 11구 볼테르가에 위치한 19세기 풍 극장 바타클랑에선 금요일 밤을 즐기려는 1,500여명의 환호성을 뒤로 한 채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이 막 무대에 오른다. 15일 현재 129명을 희생시킨 프랑스 파리 테러범들이 조용히 격발을 준비한 순간이다.

9시 20분 공격이 시작됐다. 시리아 여권을 지닌 한 남성이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장 D게이트 주변에서 몸에 두른 폭탄을 터트려 옆을 지나던 시민 한 명이 숨졌다. 5분여 후, 또 다른 테러리스트 팀이 10구 알리베르가 카리용 바와 캄보디아 식당을 급습해 현장에서 시민 15명이 사망했다. 한 이탈리아인은 “덩치가 큰 괴한이 사람들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파리 시민들이 테러가 벌어지고 있음을 처음으로 인지한 순간이다. 9시 30분 첫 번째 폭발에도 경기가 이어지던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장에서 두번째 폭음이 들린다. H 게이트에서 테러범 한 명이 정체가 발각되면서 자폭을 했다. 9시 32분 알리베르가에서 불과 700여m 떨어진 11구 퐁텐 오 루아가 피자가게에 다다른 일군의 테러범들은 서로 다른 구경의 총을 100여발 난사해 5명이 사망했다. 파리 중심가는 곳곳에서 들리는 이들의 총성에 아수라장이 된다. 9시 36분 49초.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최악의 테러 상황을 스타드 드 프랑스 관중석에서 보고 받는다. 2분 뒤 파리 11구 샤론가 카페와 일식당에서 학살은 이어졌다. 19명이 이곳에서 숨졌다.

9시 40분. 공연 열기로 뜨거운 바타클랑 극장 주차장에 검은색 폭스바겐 폴로 한대가 조용히 들어선다. 이내 폭탄조끼와 총기로 무장한 남자 3명이 모습을 드러내 극장 안으로 진입했다. 증언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관객의 종교와 국적을 물으며 15초마다 한 명씩 사살하는가 하면, 휴대폰을 꺼낸 사람을 주저함 없이 죽였다. 이들이 두 시간 이상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던 끝에 관객 89명이 희생됐다. 바타클랑 객석으로 한창 총알이 쏟아지던 9시 53분.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장으로부터 400m가량 떨어진 곳에선 축구 팬들을 노린 마지막 테러범이 자폭단추를 누른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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