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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승진시험 불만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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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승진시험 불만에 '부글부글'

입력
2015.01.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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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청학공업고등학교에서 열린 2015년 경찰공무원 정기 승진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신중하게 문제를 풀고 있다. 뉴시스
24일 인천 청학공업고등학교에서 열린 2015년 경찰공무원 정기 승진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신중하게 문제를 풀고 있다. 뉴시스

경찰 승진심사를 두고 내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만점자가 승진에서 탈락할 정도로 필기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고, 근무평정 비중을 높여 상관의 주관적인 평가에 승진 여부가 갈린다는 불만이다. 하지만 경찰 수뇌부는 현 제도를 고수해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해 8월 부임 이후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을 우대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승진심사에서 근무평정 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시험(형법 형사소송법 등) 60%, 근무평정 25%, 교육 15%였던 승진심사 기준은 시험 60%, 근무평정 40%로 바뀌었고 시험문제도 매우 쉽게 출제됐다. 그 결과 17일 실시한 경감 이하 승진시험에서는 만점자가 속출했다.

이에 자신을 경찰의 아내라고 밝힌 민모씨는 ‘2015년 경찰 승진시험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22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남편이 시험(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행정법)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근무평정 때문에 승진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민씨는 “시험 준비로 근무를 태만히 하는 것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근무평정 기준부터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네 살, 한 살 아들들은 1년 동안 아빠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승진시험공부에 희생당했는데 고생을 이렇게 허무하게 짓밟아버릴 수 있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일선 경찰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A경위는 “시험이 너무 쉽게 나와 1년 넘게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은 허탈했을 것”이라며 “시험 난이도는 경찰 조직의 자존심도 걸려 있는 건데 ‘X 팔린다’는 동료들도 많다”고 말했다. 근무평정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B경사는 “시험 변별력이 없어지면서 ‘시험보다는 윗사람에게 잘 보이면 승진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 청장은 현 승진심사제도의 틀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는 23일 회의에서 “시험은 쉽게, 근무평정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것을 지속 추진하고 공정성 있는 근무평정제도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표창을 많이 받은 경찰과 기피 부서이면서 수당이 없는 경무, 생활안전 부서 직원을 승진심사에서 우대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C경위는 “지금도 경무, 생활안전 부서가 근무평정을 잘 받아 승진에 유리했는데 뭘 더 우대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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