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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만으론 안 된다” AIㆍ빅데이터 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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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만으론 안 된다” AIㆍ빅데이터 사업 박차

입력
2017.09.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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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분야 최초 AI ‘파워봇’ 운영

요금조회ㆍ청구서 발행 등 서비스

전국 전력망 데이터 3500억건

“10년 뒤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

에너지신산업에 투자 강화 등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발맞춰

조환익(왼쪽 두 번째) 한국전력 사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한전 서초지사에서 음성대화형 로봇을 직접 작동해보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조환익(왼쪽 두 번째) 한국전력 사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한전 서초지사에서 음성대화형 로봇을 직접 작동해보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은 28일 서울 서초동 서초지사에서 인공지능(AI) 로봇 ‘파워봇’의 고객 응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공기관, 공기업 가운데선 처음이다. 단순한 안내나 정보 제공이 아니라 요금조회, 명의변경, 이사정산, 각종 청구서 발행, 전기요금 계산 등 창구 직원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워봇은 고객의 음성은 물론, 동작까지 인식할 수 있고, 알파고처럼 딥러닝 기술이 탑재돼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인식하고 답할 수 있으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도 할 수 있다. 한전은 서울 서초지사와 영등포지사에 파워봇을 배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파워봇 시연을 지켜본 조환익 한전 사장은 “시범 운영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한 뒤 내년에는 전국 지사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전이 전통적인 전력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초 “한전이 전기 팔아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T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해 전기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시작한 것에 자극 받은 것이다. 그는 “10년 뒤 한전은 빅데이터로 먹고 사는 회사가 돼야 한다”며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전은 전국에 깔려 있는 900만개의 전신주와 지구를 24바퀴 돌 수 있는 전선으로 연결된 전력망을 통해 막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전이 보유한 전력 빅데이터는 3,500억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I와 IoT가 결합하면 한전의 빅데이터는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한전은 현재 유동인구와 교통량 데이터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 입지를 선정하고, 전력사용량 빅데이터로 태양광 발전량 예측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한전은 내년 1월까지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시범운영하며 보완한 뒤 전사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전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에너지신산업 연구개발(R&D)에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조 사장은 “전력산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전력산업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에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난 1일과 14일 SK텔레콤 네트워크 연구원과 LG유플러스 빅데이터센터를 각각 방문해 4차 산업혁명 인프라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러한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전은 SK텔레콤 네트워크 연구원과 IoT 분야에서 인프라 기술 연구를 협업하고 있고, LG유플러스와는 스마트그리드, 스마트빌딩, 홈 IoT 사업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한전은 광주ㆍ전남 지역의 에너지 스타트업 기업들도 지원하고 있다. 2020년까지 300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에너지밸리에 500개 기업을 유치해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한전의 목표다.

조 사장은 지난 15일 독일 지멘스의 조 케저 회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전의 전력설비 운영 능력과 축적된 전력 빅데이터를 지멘스의 디지털ㆍ제조분야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산업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AI, 빅데이터, IoT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전력설비 운영 패러다임을 만들고, 국내외 우수 기업과 협력해 기술개발ㆍ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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