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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108년만의 우승 꿈” 입장권도 꿈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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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108년만의 우승 꿈” 입장권도 꿈 같더라

입력
2016.10.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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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전 최고 2,795만원 ‘완판’…입석도 259만원

23일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뒤 리글리필드 앞을 가득 메운 시카고 팬들. 시카고=AP 연합뉴스
23일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뒤 리글리필드 앞을 가득 메운 시카고 팬들. 시카고=AP 연합뉴스

시카고 컵스가 71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23일(한국시간) 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광란에 빠졌다. 대부분 3대에 걸쳐, 길게는 증조부조차 목격할 수 없었던 월드시리즈 티켓을 거머쥔 역사적 순간이 시카고 시민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우승을 리글리필드에서 보기 위한 컵스 팬들의 간절함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1945년 ‘염소의 저주’가 내리기 전 컵스의 마지막 우승은 1908년.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1908년을 검색하면 ‘세리에 A 인터밀란 창단, 제너럴 모터스(GM) 창립, 대한제국 순종 2년’ 등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107년 동안 무관(無冠) 상태는 야구는 물론 축구, 농구 등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최장 ‘가뭄 기록’이다. 컵스는 1876년 창단해 140년 역사를 지닌 팀이다. 홈 구장인 리글리필드는 1916년에 만들어져 보스턴 팬웨이파크에 이어 두 번째로 유서 깊은 구장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직업은 ‘시카고 컵스 팬’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에는 그런 역사적 페이소스가 담겨 있다. 마지막 우승이 1908년이었기에 자식들에게 유언으로 “넌 꼭 우승순간을 지켜봐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리글리필드의 시즌권 역시 주요 상속 대상 가운데 하나다.

26일부터 월드시리즈가 열리는 가운데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3~5차전은 그런 이유로 벌써 상상을 초월하는 입장권 가격이 화제다.

미국 ESPN은 24일 티켓 예매 사이트 스텁허브(StubHub)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 리글리 필드 월드시리즈 3~5차전 티켓 평균 가격이 3,000달러(약 342만원)를 넘는다고 전했다. 불펜 투수가 몸을 푸는 걸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1루측 좌석은 평소에도 인기 있는 자리인데, 5차전 4연석(4인용)은 장당 1만7,950달러(약 2,048만원)에 판매되기까지 했다. 그리고 3, 4차전 컵스 더그아웃 바로 뒤에 있는 2자리 가격은 1만6,000달러(약 1,825만원)까지 치솟았다. 스텁허브에서 판매된 가장 비싼 좌석은 클리블랜드 홈인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릴 7차전 티켓이다. 장당 2만4,500달러(약 2,795만원)짜리 컵스 더그아웃 바로 뒤편 4연석이 이미 팔렸다. 만약 7차전이 열리지 않는다면, 구매자는 모든 금액을 환불 받을 수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은 입석도 다르지 않다. 리글리필드에서의 첫 경기인 3차전 입석 중 가장 싼 게 2,275달러(약 259만원)나 된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가격이 이 정도까지 올라간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미국은 (티켓에)프리미엄을 붙여 사고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법적’ 암표인 셈이다. 최초 책정된 금액은 보통 정규시즌 입장권 가격의 두 배 정도다. 국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의 가장 비싼 좌석은 잠실구장 프리미엄석으로 10만원이다.

두 팀의 월드시리즈 1차전은 26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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