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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충돌 뒤엔… 도넘은 팔레스타인 차별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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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충돌 뒤엔… 도넘은 팔레스타인 차별정책

입력
2015.10.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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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경경찰이 17일 예루살렘과 아랍 거주지 경계에서 한 팔레스타인 청년의 셔츠를 걷어 올리게 하고 있다.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스라엘 국경경찰이 17일 예루살렘과 아랍 거주지 경계에서 한 팔레스타인 청년의 셔츠를 걷어 올리게 하고 있다.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 충돌이 점점 악화하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이번 충돌의 배경에는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차별 대우와 그에 대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좌절과 분노가 도사리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지난해 1,216건이었던 팔레스타인 시위가 올해는 10월까지 벌써 1,594건에 달한다. 특히 9, 10월에만 폭동혐의로 팔레스타인인 380명이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171명(45%)이 18세 미만 미성년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한편, 차량 검문검색도 대폭 강화했다. 또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무력으로 제압한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 내무부는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예루살렘 시민권을 취소하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대학생들의 거주권을 취소하고 있다. 시민권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은 모든 사회ㆍ복지 혜택을 박탈당하고, 향후 비자도 계속 갱신해야 이곳에서 살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불만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관광버스 회사를 운영하는 모우사 답쉬(44)는 “요즘 출퇴근길 도로에는 이스라엘 군대로부터 검문 검색을 받기 위해 밀려있는 차들이 백여 미터 이상 늘어서 있다”며 “얼마 전에는 셔츠 밑과 다리 사이까지 검문 당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분노의 이면엔 ‘두 민족간 불평등’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예루살렘 내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간 생활 격차는 큰 상태다. 팔레스타인 인구의 4분의 3이 이스라엘 빈곤층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는 교실이 턱없이 부족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중퇴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또 집을 확장하기 위한 공사 허가를 받는 것도 매우 어렵다. 이로 인해 몰래 집을 증ㆍ개축 하는 사례가 늘다 보니 지난해에만 이 지역에서 98개 거주지가 불법 구조물로 분류돼 철거됐다. 팔레스타인센터가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의 52%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길 바란다”고 답할 정도다. 아부 하메드(44) 헤부르 대학 강사는 “같은 구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두 민족이 동등한 조건에서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며,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 ‘그래서 쫓아내야 할 존재’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에도 팔레스타인 측의 흉기 공격과 이스라엘 군의 대응 사살이 이어지면서 두 민족간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AFP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께 서안지구 헤브론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청년 파델 알-카와츠미(18)가 유대인 정착촌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을 공격했다. 이 지역은 약 500명의 유대인과 2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공존하는 곳이다.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주민은 큰 부상을 입지 않은 채 대응 사격을 해 카와츠미를 사살했다. 비슷한 시각 동예루살렘 검문소에서는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 군을 흉기로 공격하려다 사살됐다. 이로써 지난 2주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무력충돌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40명에 육박하고 부상자도 수백 명에 달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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