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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맛’대신 사람 맛 본 ‘핵 이빨’ 수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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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맛’대신 사람 맛 본 ‘핵 이빨’ 수아레스

입력
2014.06.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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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맛’대신 사람 맛 본 ‘핵 이빨’ 수아레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주장 디에고 루이스 수아레스는 25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3분쯤 상대 수비수인 키엘리니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그의 왼쪽 어깨를 물었다. 연합뉴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주장 디에고 루이스 수아레스는 25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3분쯤 상대 수비수인 키엘리니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그의 왼쪽 어깨를 물었다. 연합뉴스

이쯤 되면 수아레스에서‘치아(齒牙)레스’로 개명해야 할 판이다.

잦은 기행으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7ㆍ리버풀)가 월드컵에서도 상대 선수를 물어뜯는 황당한 행동을 했다. 수아레스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0-0이던 후반 34분 ‘골 맛’이 아닌 ‘사람 맛’을 봤다. 그는 잠시 공이 바깥으로 벗어나 플레이가 멈춘 틈을 타 상대 수비수 조리조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왼 어깨를 깨물었다.

키엘리니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후 심판이 이 장면을 보지 못하자 유니폼을 걷어 수아레스의 치아 자국이 선명한 자신의 어깨를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심판은 반칙을 선언하지도, 카드를 꺼내지도 않은 채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의 이 반칙이 나온 직후 결승골을 터뜨려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사건 당시 자신이 피해자인 냥 양 손으로 입 근처를 감쌌던 수아레스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키엘리니는 경기 후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 당연히 퇴장시켰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가해자 수아레스는 “이 같은 일은 경기 중에 흔히 있다. 키엘리니가 먼저 내 어깨를 밀쳤고 그래서 내 눈이 이렇게 된 것”이라며 멍이 든 것처럼 보이는 눈을 가리키며 상대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기까지 했다.

수아레스의 핵 이빨 사건은 이번이 3번째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첼시와 벌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을 물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1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인 2010년에는 PSV 에인트호벤의 오트만 바칼의 어깨를 깨물어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FIFA 부회장이자 심판위원회 위원장인 짐 보이스는 수아레스가 키엘리니를 깨문 것이 맞았다면 필요한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면서 역대 최고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이스 부회장은 “영상을 여러 번 돌려봤다”면서 “FIFA는 심각하게 이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FIFA 월드컵에서 나온 최고 수준의 징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때린 이탈리아의 마우로 타소티에게 내려진 A매치 8경기 출장 정지다. FIFA는 이날 오후 수아레스에 대한 조사 및 징계논의 절차에 착수했다. FIFA는 수아레스와 우루과이축구협회가 26일 오전 4시까지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관련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FIFA의 징계 규정에 따르면 최대 24경기의 A매치 또는 2년 출장 정지가 가능하며, 수아레스는 경기장 내에서의 일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수아레스가 만약 10경기 이상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면 남은 경기 출전은 불가능하다.

마이크 타이슨의 뇌 구조. 한국일보 자료사진
마이크 타이슨의 뇌 구조.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울러 소속팀 리버풀에서도 쫓겨날 위기다. 영국 미러는 “리버풀은 수아레스의 최근 무분별한 행동 때문에 팀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할 수 있다”며 “클럽 관계자들은 제멋대로인 스트라이커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곧 긴급 회의를 소집할 것이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 역시 영상 통화로 그들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월드컵 대표적인 기행으로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의 ‘신의 손’ 사건이 첫 번째로 꼽힌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공을 손으로 쳐서 선제골을 넣었다. 핸들링 반칙이 명백했지만 튀니지 출신 주심, 알리 빈 나세르 심판은 이를 헤딩으로 봤다. 이 밖에 프랑스 지네딘 지단은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했다. 자신의 누이를 모욕하는 독설에 격분, 사람에게 헤딩하고 퇴장 당했다. 상대방을 기절시킨 선수도 있다. 서독의 골키퍼 토니 슈마허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골대 쪽으로 달려오던 프랑스의 파트리크 바티스통에게 강력한 태클을 선사, 의식을 잃게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심판은 카드를 꺼내기는커녕 호루라기를 불지도 않았고, 서독은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뉴스A/S☞수아레스의 '기행' 모음 영상

'생일 언제야? 형이 하나 사줄게' 수아레스의 기행에 네티즌들은 각종 패러디 물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생일 언제야? 형이 하나 사줄게' 수아레스의 기행에 네티즌들은 각종 패러디 물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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