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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8년 ‘양적완화 시대’ 종료? 유럽ㆍ일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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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8년 ‘양적완화 시대’ 종료? 유럽ㆍ일본도…

입력
2016.12.1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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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적으로 이뤄진 각 국 중앙은행의 돈 풀기 정책이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며 사실상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고,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같은 극약처방까지 써가며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섰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이제는 서서히 돈줄 죄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양적완화 시대’ 종료에 첫 발을 뗀 건 ECB다. ECB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내년 3월 종료되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12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 월 800억유로인 자산매입 규모를 내년 4월부터 월 600억유로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3월부터 매달 600억 유로의 채권을 사들여 온 ECB는 매입규모를 올해 3월 월 800억 유로로 늘렸으나 1년 만에 원점 복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의 시각은 정반대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월간 자산매입규모를 축소했다는 건 테이퍼링을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도 “미국에 이어 유로존까지 양적완화 시대가 종료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이후 대규모 돈 풀기에 앞장서온 ECB가 양적완화 출구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는 것이다.

유로존과 함께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해 온 일본도 상황이 비슷하다. 일본은행의 올해 국채 순매입액은 71조7,000억엔(12일 기준)이다. 일본은행이 제시한 연간 국채매입목표(80조엔)는 물론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 국채 순매입액(75조3,000억엔)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일본은행은 2011년 50조엔을 시작으로 2013년 60~70조엔, 2014년부터는 80조엔으로 연간 국채 매입 규모를 늘려왔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도 사실상 테이퍼링 수순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과 일본이 자산매입규모를 줄여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모색했다면 영국에서는 미국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경제전문가 31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 응답자의 61%가 “영란은행의 다음 결정은 기준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 이후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25%로 낮췄으나 최근 물가가 가파른 속도로 오르면서 영란은행이 금리를 올릴 거란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물가상승은 금리인상의 대표 전제 조건으로,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1.2% 올랐다.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시장전망치(1.1%)도 웃도는 수준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 완화 정책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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