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지은 기자

등록 : 2016.03.07 04:40

비박 "당규 무시한 공천" 연일 시끌… 與 오늘 최고위 분수령

“경선 무산, 특정후보 전략공천은 청와대 입김” 의혹까지… ‘시끌’

등록 : 2016.03.07 04:40

김무성(왼쪽 두 번째) 새누리당 대표가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치러진 공천신청자 면접에 참석해 다른 예비후보들과 함께 앉아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지난 4일 발표된 1차 공천 결과를 둘러싼 새누리당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공천관리위원회가 특정 지역에 후보를 사실상 전략공천해 상향식 공천제를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 입장을 고수해온 김무성 대표가 7일 공관위 보고를 받은 뒤 재의 요구를 하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6일 공관위의 공천 발표와 관련해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의 보고를 받고 당헌ㆍ당규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본 뒤 최고위원들과 (재의 요구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참석한 공천신청자 면접 심사에서도 “당헌ㆍ당규가 바뀌어서 국민공천제를 채택했는데 왜 과거식 단수추천을 하느냐”며 공관위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경북 구미을의 현역 3선인 친박계 김태환 의원이 자격심사에서 ‘컷오프’되고, 경선도 없이 단수추천 지역으로 발표된 과정에 대해 가장 말들이 많다. 구미을에는 원래 김 의원을 제외하고도 8명의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의 장석춘 예비후보가 무혈입성을 했다. 당규에 따르면 단수추천은 공천신청자가 1명이거나 특정 신청자의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 등에 한해 가능하다. 그러나 경북일보 등 지역언론이 실시한 사전 여론조사에서 장 예비후보는 단수추천을 받을 정도로 지지율이 두드러지진 않았다.

옆 지역구인 구미갑은 공관위가 경선지역으로 확정하면서 후보를 2명으로만 압축한 게 논란이 되고 있다. 심학봉 전 의원의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구미갑은 경북도의원 출신 구자근, 국방부 차관 출신 백승주, 국가정보대학원장 출신 백성태, 구미시 경제통상국장 출신 채동익 등 네 예비후보가 경쟁 중이었다. 그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구 예비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백승주ㆍ백성태 두 예비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2ㆍ3위를 다투는 1강ㆍ2중ㆍ1약의 판세로 알려졌으나 공관위는 구 예비후보를 경선에서 배제시켰다.

사정이 이렇자 공천 결과에 청와대나 친박계가 입김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나돌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구미을의 장 후보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여성 우선추천된 경기 부천원미갑의 이음재 후보는 친박 중진의원과 가까워 사실상 전략공천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이한구 위원장의 1차 공천 발표 내용이 예상보다 크게 상향식 공천 틀을 벗어났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비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공관위가 당헌ㆍ당규를 무시하면서까지 경선을 피하고 단수ㆍ우선추천제를 확대하는 이유는 뻔하다”며 “자신이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고 한 김 대표가 이를 막지 못한다면 친박계의 의도대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구의 유승민, 서울의 이재오ㆍ정두언 의원 등 비박계 핵심 의원들을 쳐내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게 비박계의 시각이다.

만약 김 대표가 7일 최고위에서 공천위 결정에 재의를 요구하면 계파 갈등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최고위는 친박계가 수적으로 우위이고,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공관위가 3분의 2 이상 위원의 찬성으로 의결하면 안이 그대로 확정된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친박계 핵심 의원은 “공관위의 발표를 김 대표가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친박계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논개 작전’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공천 살생부에 올랐던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연일 전화를 돌리며 공천 분위기를 수소문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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