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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사로잡은 쌍둥이 신바람 야구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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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사로잡은 쌍둥이 신바람 야구 특강

입력
2018.05.05 11: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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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구단, 젊은 여성팬 유치 위해

9년째 여대 방문해 야구 강의

알쏭달쏭 규칙 쉽게 해설하고

선수들 인기투표까지 ‘흥행몰이’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열린 LG의 여대생 특강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에 참가한 학생들. LG 제공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열린 LG의 여대생 특강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에 참가한 학생들. LG 제공

“115m요!“

홈런 비거리를 영상 퀴즈로 낸 사회자의 질문에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든다. 정답을 맞히고 상품을 받은 학생이 펄쩍 뛰며 기뻐하자 그 다음부턴 지목도 하기 전에 여기 저기서 답을 외쳐 댔다. 지난 1일 서울 돈암동의 성신여대 성신관에서 열린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에 참가한 여대생들의 ‘학구열’은 뜨거웠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지난 2010년부터 9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젊은 여성 관객 유치를 위해 시작한 구단의 대표 마케팅이다. 올해 첫 번째 학교로 정해진 성신여대의 한 강의실엔 행사 시간인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선수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LG 열혈팬임을 인증한 여대생부터 호기심 어린 표정의 학생들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황건하 LG 장내아나운서의 사회로 본격적인 야구 강의가 시작됐다. 복잡한 전광판에서 꼭 필요한 것만 간단히 보는 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자 “아~”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타자가 1루를 밟으면 안타”라는, 정말 ‘생 초보’에게 알려주는 눈높이 강의에 학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이상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년)씨는 “엄마가 MBC 청룡(LG의 전신) 팬이어서 어릴 때부터 야구를 접해 1년에 10번 정도 야구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LG는 얼마 전까지 8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 이씨는 “솔직히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며 등을 돌려 입고 있던 유니폼을 내보였다. 등 번호 48번과 LG 투수 김지용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황건하 LG 장내아나운서의 야구 강의를 경청하는 여대생들. LG 제공
황건하 LG 장내아나운서의 야구 강의를 경청하는 여대생들. LG 제공

약 1시간 20분 동안 어려운 야구 규칙 설명만 하는 건 아니었다. LG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상형 월드컵’에서는 불혹(不惑)의 박용택이 우승을 차지해 여대생들 사이에서도 건재한 인기를 과시했다. 맨 뒷줄에서 마치 전공 강의를 듣듯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 학생도 있었다. 윤송이(경제학과 1년)씨는 “친구들이 야구를 좋아하는데 나만 몰라서 배우러 왔다”고 수줍게 말했다. 기념품을 한아름 받고 강의실을 나가면서도 야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함께 온 친구 5명을 LG 팬으로 ‘인도’했다는 최문정(공예과 4년)씨는 “작업하다가 뛰어왔다. 학교로 찾아와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0년 LG의 마케팅팀에서 이 기획을 고안한 조주한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홍보마케팅팀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늘어난 여성 관객의 수요에 화답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고 떠올렸다. 이화여대를 첫 발로 지난해까지 8년간 약 30여 개 학교를 방문했고, 2010년 동덕여대 대강당엔 무려 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대생은 LG의 흥행에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버팀목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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