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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한글, 국어, 한국어

입력
2017.08.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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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을 ‘우리말’ 또는 ‘국어’라고 한다. 이들은 다분히 우리 중심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끼어 있는 대화에서 사용하는 것이 대개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말들이 나쁜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런 말들이 본래 누구를 차별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진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말을 뜻하는 객관적인 표현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 사회에서는 ‘한국어’가 있다. 그런데 북측에서는 ‘한국’ 대신에 ‘남조선’이라 칭하고, ‘우리말’ 대신에 ‘조선말’ 또는 ‘조선어’라고 하기 때문에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표현을 찾아낸 것이 ‘겨레말’이다. 하지만 이는 한자어로 바꾸면 ‘민족어’가 되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한 표현인 점은 여전하다.

간혹 우리말을 ‘한글’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한글이 우리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생긴 관습이라고 여겨진다. 그 관습이 너무 두터워져서 언어 사실을 거의 그대로 담아내는 <연세 한국어사전>에서는 ‘한글’의 두 번째 뜻으로 우리말을 취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글을 우리말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은 문맥에 따라, 혹은 지식 전달에 있어 혼란을 불러 일으켜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극단적인 예로, 세종대왕이 우리말을 창제했고 그래서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는 우리 민족이 중국어를 썼던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한글이 독창적, 체계적 문자인데 엉뚱하게 우리말이 우수한 언어인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한다.

‘한국어’는 학문 영역에서 외국인이 초점이 되는 경우에 사용되기도 한다. ‘국어 교육’은 우리 국민에 대한 교육이고, ‘한국어 교육’은 외국인에 대한 교육을 이르기 때문에 글자 하나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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