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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테러의 진화 위험 속 테러방지법 의견 접근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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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테러의 진화 위험 속 테러방지법 의견 접근 다행

입력
2015.1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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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대국민연설을 했다. 2일 발생한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살인자들이 외국 테러조직의 지시를 받았거나 국내의 광범위한 조직 범행의 일부라는 증거는 없지만 이슬람의 왜곡된 해석을 좇는 급진화의 어두운 길로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국가든 관계없이 테러리스트를 끝까지 추적하고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테러조직들을 파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전체를 범죄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는 “그런 분열과 미국적 가치의 배반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단체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미국 대 무슬림의 전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2009년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이 오벌오피스에서 연설한 것은 2010년 6월 멕시코만 BP 기름유출 사건 때와, 두 달 뒤 이라크전 종전선언을 했을 때 두 차례뿐이었다. 그만큼 테러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의식에도 불구하고 테러를 근절할 새로운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연합군의 공습, IS 자금줄 차단, 시리아내전 휴전 유도 등 기존 방안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길고 값비싼 지상전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해 지상군 파병 불가도 재확인했다. 공화당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이게 대책의 전부냐”는 비아냥이 터져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테러를 원천봉쇄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더욱이 샌버나디노 사건처럼 외부 테러단체와 직접 연계되지 않은 채 급진주의에 물든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형 테러는 사전에 적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범행을 저지른 무슬림 부부는 미국 당국의 정보망에도 전혀 올라 있지 않은 인물들이었다. 5일 영국 런던의 지하철역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범인도 어떤 단체와 관련 지을만한 단서가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분류되고 있다. 13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테러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테러 양상이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 형으로 자기분열을 확대하는 것은 새로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테러방지 컨트롤타워를 누가 맡느냐를 놓고 대립했던 정치권이 어제 야당의 주장대로 컨트롤타워를 국무총리실에 두기로 하면서 테러방지법안 처리에 돌파구가 마련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IS의 테러위협에 직면해 있는 우리에게 테러방지법 제정은 미룰 수 없는 국가적 책무다. 인권침해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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