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한상균 체포 연기… 여전히 숨죽인 조계사

알림

한상균 체포 연기… 여전히 숨죽인 조계사

입력
2015.12.10 04:40
0 0

경찰, 영장 집행 하루 늦춰

조계사 경내 진입 한때 몸싸움

'韓위원장 거취' 오늘 정오까지 해결

자승 총무원장의 중재요구 수용

9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입구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경내 진입을 막아선 조계종 스님 등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9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입구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경내 진입을 막아선 조계종 스님 등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경찰이 9일 서울 조계사 경내에 23일째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10일 정오까지 하루 연기했다. 노정뿐 아니라 정교 충돌로 치닫던 이번 사태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경찰은 전날 한 위원장에 대해 최후통첩을 통보한 뒤 이날 오후 5시10분 조계사 경내 진입을 통해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었다. 오후 3시에는 한 위원장이 있는 관음전 주변에 형사 100명과 경력 1,000명이 배치되며, 사실상 검거를 위한 정지 작업이 진행됐다. 이에 조계종 승려들이 인간띠로 경찰의 경내진입에 맞서면서 양측 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경찰과 조계종 일부 직원들 간 충돌도 빚어졌다.

그러나 경찰 투입 10분 전인 오후 5시 조계종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10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거취를 해결하겠다며 중재를 선언하며 상황이 급 반전했다. 경찰도 긴급 수뇌부 회의를 열어 조계종의 요청을 전격 수용하면서, 13년만의 정교 충돌이란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했다. 그러나 조계종이 약속한 시한까지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 하지 않을 경우 경찰은 영장 집행을 강행키로 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민주노총도 “한 위원장 체포영장 집행 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노정 충돌을 예고했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이날 조계사 경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해결한테니,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조계종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는 종단 내부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이번 사태의 해법을 조계종 차원에서 찾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자승 총무원장은 특히 “더 이상의 갈등은 종단 차원에서라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의 경내 진입을 묵인할 뜻도 시사했다.

이 같은 조계종의 입장이 알려지자 경찰도 체포작전을 연기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뒤 조계사 경내에 사전 배치된 경찰 병력을 철수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자승 총무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감안해 일단 집행을 연기한다”면서 “10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자진 출석 또는 신병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영장집행에 속도를 내던 경찰이 조계종 입장을 전격 수용한 데는 명분 쌓기 성격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루 정도 영장집행을 연기한다고 해도 종단 차원의 입장이 나온 만큼 오히려 검거 작전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계종과의 마찰을 가능한 최소화하면서 한 위원장 검거 작전을 마무리하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일 정오가 한 위원장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승 총무원장의 입장 발표 직전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과 민주노총 변호사가 한 위원장을 만나 자진퇴거에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를 스스로 나와 경찰에 자진출두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