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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경험 빨라진 2030, 생식기사마귀 발병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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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경험 빨라진 2030, 생식기사마귀 발병 급증

입력
2015.05.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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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수 12년 만에 6.4배 늘어

남성이 여성보다 2~4배 더 많아

발병 여성, 자궁경부암 위험 커져

사라지고 있다고 여겨졌던 성병이 최근 10여 년 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성병으로 알려진 임질이나 매독은 꾸준히 감소하는 데 유독 생식기사마귀 질환(곤지름)은 6배 넘게 급증했다.

17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2002년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된 생식기사마귀 환자는 326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계속 늘어 지난해엔 2,094명을 기록했다. 12년 만에 환자 수가 6.4배 증가한 것이다. 성 매개 질환들 중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같은 기간 동안 임질은 12배 감소하고, 클라미디아감염증은 1.8배 느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이 특히 눈여겨보는 부분은 생식기사마귀 환자의 70%가 20~30대라는 점이다. 남성은 25~29세, 여성은 18~24세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성경험 나이가 빨라지고 있는데 성 매개 질환 예방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2013년 국내 중고생 3,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 경험이 있는 학생의 평균 연령은 남학생은 12.7세, 여학생은 13.0세로 나타났다.

성기나 그 주변 피부 일부가 돌출되는 생식기사마귀 자체는 큰 병은 아니다. 별다른 증상이 없고, 병원에서 레이저나 전기치료 등으로 간단히 없앨 수 있다. 눈에 띌 정도로 크지 않으면 생식기사마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생식기사마귀가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생식기사마귀의 주범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한 유형이기 때문이다. 남성에겐 생식기사마귀를 유발했던 HPV가 여성의 몸에선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HPV에 감염된 남성이 감염 사실을 모르거나 숨긴 채 성생활을 하다 상대 여성에게 HPV를 전염시키면 그 여성은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HPV 100여종 가운데 자궁경부암은 6형과 11형, 16형, 18형이, 생식기사마귀는 6형과 11형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임질이나 매독 등은 콘돔으로 어느 정도 전염을 막을 수 있는데 비해 생식기사마귀는 콘돔이 별 소용이 없다. 생식기 내부가 아니라 외부나 주변에 주로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일부 자궁경부암 백신이 남성(9~26세)에게도 접종이 허가됐다. 그러나 2,3회 맞는데 회당 접종 비용이 10만원이 넘어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남성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려면 성경험 이후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성경험 전에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생식기사마귀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0대에선 약 2배, 30대에선 4배 더 많다. 국내 18~28세 남성 중 약 10%가 이미 HPV에 감염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이 남성들에게도 HPV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생식기에 점이나 혹이 생긴 것을 발견하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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