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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밀어붙이던 여당, 공적연금 논란에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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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밀어붙이던 여당, 공적연금 논란에 자중지란

입력
2015.05.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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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野협상 라인 가동에도

최고회의·의총서 잇따라 반발

사실상 청와대 반대 탓 중론

6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 연금법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회의가 어렵게 되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상황설명을 마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6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 연금법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회의가 어렵게 되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상황설명을 마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공무원연금 개혁을 호기롭게 밀어붙이던 여권이 돌연 내홍에 휩싸이면서 휘청이게 됐다. 여야 지도부가 어렵사리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청와대가 공개 반대하면서 결국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고, 당청간 갈등 양상이 부각된 것은 물론 여당 ‘투 톱’ 간에도 이견이 불거지는 등 자중지란 양상을 보인 것이다.

● 黨靑 지도부 간 자중지란… 계파 갈등 양상도

4월 국회 마지막 날인 6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밟지 못한 결정적인 요인은 사실상 청와대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를 감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내용을 국회규칙의 부칙에 첨부하는 쪽으로 잠정합의를 이뤄냈지만, 청와대의 반대 기류에 따른 당내 친박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친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온종일 야당 측과 협상라인을 가동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잇따라 벽에 부닥쳤다.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 지도부의 반대로 최고위 추인이 무산된 뒤 의총에서 소장파의 지원을 등에 업고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마찬가지로 친박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들의 비판은 청와대가 여야간 합의 내용 중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절감된 재원의 활용 방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등을 ‘월권’이라고 문제삼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이는 사실상 최근 들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계파 갈등의 재연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청관계의 중심축을 다시 끌어감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성완종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개혁 메시지를 계기로 한 전방위 정치권 사정도 큰 축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당내 친박계도 비주류 ‘투 톱’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 與 동력 약화 불가피… ‘靑 책임론’ 가능성도

특히 이번 논란을 거치면서 여야간 협상을 주도해야 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동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일 여야간 합의를 기반으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를 구성키로 한 상황에서 여권 내부의 이견으로 이를 이행하지 못한 만큼 대야관계에서의 신뢰도는 급전직할 수밖에 없게 됐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의기투합했던 당 중심의 당청관계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여권 내부에서 원만한 의견 조정을 해내지 못하면서 정치력에 손상을 입게 됐고, 청와대와 친박계가 정국 주도권을 강화할 경우 상대적으로 좁은 당내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공무원연금 개혁안 통과 무산으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사이도 이전과는 달리 긴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산 이후 두 사람의 반응도 온도 차가 있었다.

청와대 역시 책임론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한 협상을 통해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마련한 합의문을 사실상 뒤엎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초 박 대통령이 직역연금 개혁 카드를 꺼내든 뒤 줄곧 새누리당을 독려해왔던 청와대가 정작 여야 합의를 공개 비판하는 등 논란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협상 과정 내내 상황을 공유했던 청와대가 뒤늦게 여야 합의를 비판하면서 여권 전체의 꼴이 우습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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