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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쟁탈전’ 벌이는 신동주와 신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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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쟁탈전’ 벌이는 신동주와 신동빈

입력
2015.10.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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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로비에서 “34층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무단 점거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에 퇴거를 요구한다”고 밝힌 뒤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로비에서 “34층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무단 점거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에 퇴거를 요구한다”고 밝힌 뒤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둘러싸고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법적 소송까지 거론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깔끔하게 확보하려면 신 총괄회장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20일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머물고 있는 신 전 부회장측에 퇴거를 공식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측은 소송 진행 및 롯데 경영감시를 위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신 총괄회장의 신변 보호를 명목으로 보안요원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민유성 SDJ 고문과 정혜원 SDJ 홍보담당 상무 등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롯데는 이를 문제 삼아 가족인 신 전 부회장을 제외한 민 고문과 정 상무, SDJ 측 보안요원들이 34층에서 모두 나가라고 요구했다. 특히 롯데는 신 총괄회장에게 업무보고 때 롯데 직원이 아닌 신 전 부회장 등이 참석하는 것은 외부인에게 영업비밀 제공 등 불법 우려가 있다고 보고 롯데 임원들 보고 시간에 신 전 부회장도 나가 달라고 주문했다.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는 “신 전 부회장측이 신 총괄회장 집무실과 비서실을 사실상 점거하고 벌이는 위법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 전원 퇴거 요청을 했다”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신 전 부회장도 강경한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롯데호텔에서 나가라는 요구는 신 총괄회장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전 부회장은 최악의 경우 신 총괄회장을 함께 데리고 나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SDJ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공동 대표인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은 SDJ 사람들을 쫓아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를 강행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호텔롯데 퇴거를 요구한 것은 전날인 19일 이뤄진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교체가 발단이 됐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 측에서 임명한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이일민 전무를 해임하고 20일 SDJ의 법률자문인 법무법인 두우의 나승기 변호사를 신 총괄회장의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사실상 신 전 부회장 측에서 비서실을 장악한 것이다.

이처럼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서로 확보하기 위해 싸우는 이유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과 관련 있다. 한ㆍ일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지주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신 전 부회장이 지배하는 광윤사 28.1%, 종업원 지주회 27.8%, 관계사 20.1%, L투자회사 10.7%, 임원 지주회 6%, 신 전 부회장 1.6%, 신 회장 1.4%, 신 총괄회장0.4%, 롯데재단 0.2% 등으로 분산돼 있다.

따라서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려면 종업원 지주회의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문제는 일종의 차명 계좌인 종업원 지주회를 움직이는 것이 신 총괄회장이라는 점이다. 종업원 지주회는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른다. 그만큼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 지주회 지분을 우호 세력으로 만들면 55.9% 지분 확보를 통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신 회장은 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종업원 지주회를 대신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표를 확보해 롯데홀딩스를 장악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인 종업원지주회에 따라 갈릴 수 있다”며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측에서 신 총괄회장의 신변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종업원 지주회에 미치는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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