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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뜨니…대기업들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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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뜨니…대기업들도 ‘눈독’

입력
2018.05.03 17: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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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비중 1%에도 매년 급성장

주세법 개정되며 마트 판매 용이

신세계ㆍ오비맥주 등 속속 진출

“영세 업체들 입지 좁아질 듯”

3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의 PK마켓에서 모델들이 국내 소규모 양조장 수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2018-05-03(한국일보)
3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의 PK마켓에서 모델들이 국내 소규모 양조장 수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2018-05-03(한국일보)

국내 맥주 시장이 정체 현상을 겪고 있지만, 주세법 개정과 함께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제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1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자 유통ㆍ식음료 분야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3일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는 자사의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PK마켓과 SSG푸드마켓 등 9개 매장에서 국내 소규모 양조장이 제조한 수제맥주 27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규모 양조장이 제조한 맥주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우선 강릉 버드나무, 속초 크래프트 루트, 일산 플레이그라운드, 울산 화수 등 4곳의 지역 양조장과 손을 잡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식품계열사인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에서 수제맥주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데블스도어는 수제맥주 애호가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외식 사업이다. 이마트는 앞으로 지역 소규모 양조장을 추가로 발굴해 연말까지 라인업을 브루어리 25개, 수제맥주 75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주한 이마트 PK 상품개발 바이어는 “맥주를 중심으로 한 저도주 선호 현상이 이어지며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어 다양한 맛과 개성을 가진 국내 수제맥주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1위 주류회사 AB인베브의 100% 국내 자회사인 오비맥주는 지난달 자회사 ZX벤처스를 통해 수제맥주 회사 핸드앤몰트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핸드앤몰트의 수제맥주를 국내 시장에 유통하는 한편 해외에도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하이트진로는 우선 ‘스컬핀IPA’로 유명한 미국 밸라스트포인트와 정식 수입 계약을 맺으며 수제맥주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업체 LF는 지난해 인수한 주류 유통사 인덜지를 통해 양조장을 설립하며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CJ푸드빌, SPC그룹 등 외식업을 하는 기업들도 자사 매장에 수제맥주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ㆍ중견기업들이 4조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에서 1%에 불과한 수제맥주에 관심을 보이는 건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6년 200억원 규모였던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350억~4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5년 뒤에는 2,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주세법 시행령으로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의 과세표준 경감범위가 확대되고, 해당 영업장에서만 팔 수 있었던 소규모 제조업체의 맥주를 일반 마트와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게 되면서 수제맥주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며 2014년 54개에 불과했던 수제맥주 면허는 지난해 95여개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주세법 개정에 맞춰 올해에만 30여개가 늘었다. 수제맥주 사업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기업까지 뛰어들자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소규모 수제맥주 양조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수제맥주의 대중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유통망과 자본력으로 수제맥주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면 영세한 수제맥주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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