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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택시업계 '우버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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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택시업계 '우버 쇼크'

입력
2014.07.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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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네트워크기업 새 범주 제정 美 샌프란시스코는 합법화

승객을 위해 차량문을 열어주는 우버 기사
승객을 위해 차량문을 열어주는 우버 기사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시의 택시기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유는 최근 무섭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차량 호출 서비스인 ‘우버’ 때문이다. 파업에 참가한 택시기사들은 우버가 택시 고객을 빼앗는다며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런던 파리 밀라노 마드리드 등 유럽 주요 도시의 택시 기사들도 지난달 11일(현지시간) 같은 이유로 일제히 파업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우버 차량을 걷어차기도 했다.

전세계를 끓어오르게 만든 우버는 2010년 처음 등장했다. 2008년 프랑스 파리의 정보기술(IT) 관련 행사에 참석했던 현 우버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비스 칼라닉과 가렛 캠프는 택시를 잡기 위해 장시간 기다리다가 녹초가 됐다. 그들은 그때 떠오른 ‘버튼만 한 번 누르면 택시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사업화하기 위해 이듬해 우버테크놀로지를 공동 창업하고,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우버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버는 콜택시와 유사하다. 스마트폰에 우버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설치한 뒤 회원 가입을 하고, 차량 호출 버튼을 누르면 현재 위치로 가장 가까운 차량이 온다.

사전에 입력한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거리에 따른 요금이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다. 호출은 24시간 가능하며 바로 돈을 낼 필요가 없다. 회원 가입할 때 등록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점을 내세워 우버는 서울을 비롯 런던 파리 도쿄 시드니 타이페이 두바이 요하네스버그 등 전세계 38개국 140개 도시에 진출했다. 우버는 사람만 실어 나르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서비스 영역을 넓혀 각종 물품 배달도 시작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에어컨 배달을 시작했으며, 거리가 가까우면 아이스크림까지 구입해서 가져다 준다. 심지어 고양이 등 애완동물도 실어 나른다. 올해 5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는 파리에서 칸까지 관람객들을 실어 나르는 우버 제트기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우버가 진출하는 곳마다 현지 택시업체, 정부와 마찰을 빚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손님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택시업체들의 반발이 가장 크다. 택시업체들은 우버가 면허 없이 불법 택시 영업을 한다고 주장한다. 우버는 택시업체가 아니다 보니 택시 면허를 받지 않는다. 이 바람에 각국 택시 업체들은 택시나 다름없는 영업을 면허 없이 하고 있는 우버를 규제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그만큼 고민이 깊다. 새로 등장한 우버 서비스를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처음에 우버에게 영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가 지난해 교통네트워크기업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합법화했다. 워싱턴시도 우버와 택시업체를 구분해 우버의 경우 고급차량만으로 영업을 하도록 했다. 반면 브뤼셀은 우버를 불법 택시영업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서비스를 금지시켰다.

국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우버를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시는 우버가 자격증과 허가 없이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버 서비스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IT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우버는 매출을 공개한 적이 없지만 6개월마다 매출이 2배씩 늘어나 지난해 예약 매출 규모가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따로 차량을 구입하거나 기사를 고용하지 않는 우버는 20% 수수료 만으로 지난해 2억1,300만달러(약 2,200억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우버코리아가 서울 지역과 인천국제공항에 국한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택시 등 운송업체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출발지는 서울에 국한하지만 목적지는 전국 어디든 다 갈 수 있다”며 “기사들도 월급의 20~40%에 해당하는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어 만족하는 만큼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국내 이용을 늘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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